하나손보·카카오 출격 준비…‘디지털 보험 시장’ 커진다

카카오, 곧 예비인가 신청…하나손보는 조직개편

금융입력 :2020/07/09 17:44    수정: 2020/07/09 23:38

하나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보험사’ 구축에 속도를 높이며 손해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의 등장으로 캐롯손해보험이 고군분투하는 디지털 보험 시장에 활기가 띨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는 카카오 측은 최근 예비인가 신청에 앞서 사업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채용공고를 내고 계리와 상품기획, 회계 등 전문가 영입에 착수했으며, 보험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등 전산시스템 구축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삼성화재와의 결별에 독자 노선을 택한 카카오는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마치는대로 조속히 예비인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나, 내년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는 만큼 늦어도 이달 중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손해보험도 이달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 이 회사 역시 지난 2일 홈페이지에 27개 부문에 대한 경력직 채용공고를 내며 인재 확보에 나선 상태다. 특히 시스템 운영·개발 부문과 데이터 분석 등 IT 분야에서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겠다고 선언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하나손보가 추구하는 모델은 '디지털 기반 종합손보사'다.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그룹 디지털 인프라로 IT 부문을 강화해 '신생활보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하나금융의 온라인 채널 등과 협업해 여행자, 레저, 특화보험 위주의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행보가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디지털 보험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안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회사가 독특한 상품을 앞세워 경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고, 가입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사실 디지털 보험사는 대면영업이 제한된 탓에 소비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존 보험사와 달리 설계사나 지점을 둘 수 없고 텔레마케팅(TM)도 불가능해서다. 따라서 뉴스나 온라인 광고 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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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 업계 내 유일한 온라인 전업 보험사인 캐롯손보도 마찬가지다.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스마트온(ON)보험’ 등 혁신적인 상품의 호평 속에 인지도를 쌓아가고는 있지만, 소비자 유치가 어려워 더딘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 보험 시장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더 많은 기업과 상품이 필요하다”면서 “카카오페이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분명 캐롯손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