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일원으로 새 출발한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이 '디지털 기반 종합 손해보험사'로의 전환을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오랜 바람인 자본 확충이 이뤄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다음달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안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IT 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손보는 이달 1일 하나금융지주의 14번째 자회사로 공식 출범했다. 그룹의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신생활보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게 이들의 첫 일성이었다. 그 일환으로 하나금융의 온라인 채널, 외부 네트워크와 협업해 여행자, 레저, 특화보험 위주의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처럼 온라인 전용 상품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강점을 살리면서 IT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자본 확충 여부다. 하나손보가 목표로 한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가장 먼저 재무 부담을 털어낼 필요가 있어서다. 3월말 기준 이 회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28.32%로 업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적기에 지급할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수치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하나손보는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하나금융 측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으며, 현재 하나손보의 신주를 액면금액 5천원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하겠다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뒤 회신을 기다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를 인수할 당시에도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을 지불한 만큼 회계법인의 평가를 거쳐 비슷한 전략을 세웠다는 전언이다. 실제 하나금융이 하나손보 주식 2240만주를 사들일 때 쓴 비용은 약 770억원으로, 1주당 3천400원 수준이었다.
관련기사
- 하나손해보험, 공식 출범…"신생활보험 플랫폼 구축"2020.06.24
- 신한금융-하나금융, 해외 사업 과당경쟁 아닌 협력으로2020.06.24
- 하나금융, 1Q 당기순익 6570억원...전년 동기 대비 20.3%↑2020.06.24
- 하나금융 8년만에 M&A 성공...더케이손보 인수 계약 체결2020.06.24
하나금융은 법원의 승인 여부에 따라 구체적인 유상증자 규모와 발행 주식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이 성사되면 700억원에서 1천억원 안팎의 자본이 투입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하나손보의 RBC비율 역시 권고치인 150%를 크게 웃돌게 된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자본 확충과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면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그 규모나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