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65 대비 50% 효율 향상" 차세대 코덱 H.266 공개

독일 프라운호퍼硏 개발..90분짜리 4K 영상 5GB 안에 담는다

홈&모바일입력 :2020/07/09 16:54    수정: 2020/07/09 17:38

독일 프라운호퍼 HHI 연구소가 차세대 영상 코덱인 VVC(H.266)를 공개했다.
독일 프라운호퍼 HHI 연구소가 차세대 영상 코덱인 VVC(H.266)를 공개했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H.264(AVC)와 H.265(HEVC)에 이어 용량은 더욱 줄이면서 고해상도 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영상압축방식(코덱)이 새로 개발됐다. 새로운 영상 압축 표준인 H.266이 그것이다.

H.266은 과거 MP3 포맷을 처음 만든 독일 프라운호퍼 HHI 연구소가 개발한 새로운 영상 코덱이다. 4K 영상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량을 최대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8K는 물론 HDR, VR 영상 등 최신 기술을 모두 지원한다.

그러나 이런 높은 압축률을 위해서 프로세서나 전용 칩을 통해 복잡한 계산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구글 등 주요 인터넷 기업은 H.265 코덱에서 겪은 라이선스 문제를 피하기 위해 오픈소스 코덱인 AV1을 대체재로 밀고 있다.

■ 2000년대 이후 효율 위주로 발전한 영상 코덱

H.264는 현재 블루레이와 인터넷용 영상에 가장 널리 쓰이는 코덱 표준 중 하나다. 2003년 개발 당시에는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가 있어야 재생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보급형 PC용 프로세서나 스마트폰·태블릿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도 큰 무리 없이 재생 가능하다.

아이폰11과 아이폰11 프로. H.265와 HEIF를 모두 지원한다. (사진=씨넷)

그러나 H.264는 4K 등 고해상도 영상 압축시 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2013년 등장한 코덱이 H.265다. UHD 블루레이와 UHD 지상파 방송은 물론 국내외 8K 영상 시연에도 H.265 코덱이 쓰인다. 2018년 이후 출시된 거의 모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H.265 영상 녹화와 재생이 가능하다.

또 H.265 코덱을 사진 압축에 응용한 파일 포맷인 HEIF 역시 2018년부터 대중화됐다. HEIF로 사진을 저장하면 화질은 그대로 유지하며 용량은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캐논 EOS-1D X 마크Ⅲ 등 전통적인 카메라도 사진 용량을 줄이기 위해 HEIF 포맷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 압축 효율성·최신 규격 반영한 VVC 코덱

H.264에서 H.265로 넘어 오면서 영상 압축 효율성은 크게 강화되었다. 그러나 이들 코덱이 개발될 당시에 대중화되지 않았던 8K 등 고해상도 동영상과 HDR 등 영상기술, 또 360도 동영상 등 지원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독일 프라운호퍼 HHI 연구소가 지난 7일 공개한 새로운 코덱인 VVC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 코덱은 새로운 영상 압축 표준으로 공인되어 H.264와 H.265에 이어 H.266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

VVC 코덱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영상 압축 효율성이다. 프라운호퍼 HHI 연구소에 따르면 H.265 코덱을 이용해 90분짜리 4K 영상을 담는데는 10GB가 필요했지만 VVC를 이용하면 절반인 5GB만 있으면 된다.

이런 특성은 8K 영상은 물론 가로 축이 4천 화소를 넘어서는 360도 동영상을 담는데 유리하다. 지원하는 해상도는 최저 480p에서 8K 이상까지 다양하며 HDR 영상도 기록 가능하다.

■ 효율 향상 따라 요구 성능도 함께 향상

H.266(VVC) 코덱이 보급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먼저 압축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이를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프로세서나 전용 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H.266 코덱 개발 과정에 측정된 결과에 따르면 블루레이급의 영상을 압축하는 데 H.265 대비 시간이 9배 더 걸렸다. 적어도 현재 단계에서는 H.266으로 영상을 압축해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PC와 스마트폰·태블릿용 프로세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다 인텔과 애플, 퀄컴,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이 이를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동영상 처리를 위한 칩 문제는 예상보다 빨리 해결될 수 있다.

■ 비용·특허 문제 피해 AV1 선택하는 인터넷 기업들

H.266 코덱의 보급을 가로막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오히려 특허나 라이선스 등 돈과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관련기사

우선 프라운호퍼 HHI 연구소는 30여 개 관련 회사가 참여하는 미디어 코딩 산업 포럼(MC-IF)에 참여한 회사가 H.266 코덱 구현에 필요한 필수 특허를 FRAND(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 조건으로 이용하게 할 방침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넷플릭스 등 인터넷 관련 기업은 H.265 등 동영상 압축 코덱의 라이선스와 특허 문제를 피하기 위해 오픈소스 코덱인 AV1을 선택하고 있다. AV1 코덱 역시 8K에 이르는 해상도를 지원하며 누구나 아무런 비용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