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학, 단순 반복 연구 사람보다 1000배 빠른 실험실 로봇 개발

"사람이 창의적 연구에 집중하도록 도움 줄 것"

컴퓨팅입력 :2020/07/09 13:29

주말과 밤낮 없이 실험실에서 하루 종일 실험을 할 수 있는 실험실 로봇이 개발됐다고 미국 IT매체 더버지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리버풀 대학 연구진들이 하루종일 쉬지 않고 실험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사진=리버풀대)

이 로봇은 영국 리버풀 대학 연구진들이 개발한 로봇으로, 이미 사람들이 떠난 캄캄한 실험실에도 혼자 남아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로봇은 하루에 22시간(2시간은 충전을 위해 사용), 일주일 내내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반복적인 연구 작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소개된 연구 논문을 통해 연구진들은 이 로봇이 휴식 없이 풀타임 일할 수 있어 인간 연구원보다 1,000배 더 빠르게 실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영상 보기)

로봇을 개발한 앤디 쿠퍼 교수는 “속도가 핵심은 아니다”며 "이 로봇의 이점은 과학자들이 반복적인 실험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창의적인 연구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로봇은 빛과 물로 수소를 만들 때 화학반응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물질을 찾는 임무를 맡아 새로운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로봇은 총 8일 간 688회의 실험을 수행해 효율적인 촉매를 찾아 냈다. 실험 기간 동안 6500가지 장비를 조작했고 총 이동거리는 2.17㎞였다고 연구진들은 설명했다.

레이저 기반 LIDAR 센서를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도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 (사진=네이처 유튜브 영상)

로봇이 개발한 실험 결과는 의미가 있지만, 이와 같은 실험을 실제 사람 연구원에게 수행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쿠퍼 교수는 언급했다. 이유는 연구진의 시간 투여에 비해 이점이 떨어지는 실험이기 때문이다.

로봇 제작에는 기본 하드웨어 비용 12만5000~15만 달러,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약 3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에는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라이더 센서가 탑재돼 실험실 내부를 탐색할 수 있으며, 어두운 곳에서도 문제 없이 일할 수 있다. 이 로봇은 독일 로봇 회사 쿠카(Kuka)가 만든 산업용 로봇 팔을 탑재해 실험실 장비를 조작하며, 일부 기계는 용도에 맞게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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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크로닌(Lee Cronin) 글래스고 대학 화학과 교수는 “로봇의 이동성과 인간의 장비를 사용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발전”이라며 "비용 측면에서는 다소 부담이 되기 때문에 향후 이 시장은 여전히 틈새 시장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크로닌 교수는 하지만, "반복적인 실험에서 우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