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 미친 구글 스타디아...하반기 전망도 빨간불

하반기 PS5-엑스박스 시리즈엑스 출시 앞두고 경쟁 불가피

디지털경제입력 :2020/07/06 11:06    수정: 2020/07/06 11:13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구글 스타디아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시 전 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구글은 스타디아는 지난해 11월 19일부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14개국에 스타디아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AAA급 게임을 별도로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저사양 PC나 스마트폰에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했다.

스타디아는 이용자의 조작 신호를 서버에서 처리하고 게임 화면을 다시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형태의 서비스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 등 같은 개념을 활용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구글 스타디아는 클라우드 게임의 고질병인 입력 지연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구글 스타디아 프리미어 에디션.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구글 스타디아는 기대에 미치지 못 한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PC와 엑스박스 원, 플레이스테이션4 등에서 백만명 가량의 이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구글 스타디아 이용자 수가 약 1만 명 가량에 그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출시 초반에는 입력 지연이나 화질 저하 현상이 예상보다 심해 서비스 품질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꾸준한 보완 작업을 거쳐 이제는 출시 초반보다는 안정적인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지난 4월부터 스타디아 서비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던 적이 갑자기 나타나는 현상이 일어나거나 게임 로비 대기자 대부분이 실제 이용자가 아닌 봇으로 채워지는 경우도 보고됐다.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

구글은 이렇듯 다소 부진한 스타디아의 분위기 반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프로 버전을 2개월간 무료로 제공하고 프리미어 에디션의 판매 가격을 종전 129.99달러(약 15만 5천 원)에서 99.99(약 12만 원)달러로 인하하기도 했다. 프리미어 에디션은 3개월 프로 버전 구독권과 컨트롤러, 크롬캐스트 등 TV 연결에 필요한 제품을 포함한 패키지다.

또한 인디게임 유치를 위한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자체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라인업 확보를 위한 대응도 시작했다.

다만 이런 행보에도 구글 스타디아의 하반기 성적에 대해 게임업계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자체 개발 독점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구글 스타디아 정식 서비스 이전부터 이어졌음에도 아직까지 출시 일정은 커녕 어떤 게임이 개발 중인지에 대한 소식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틀그라운드 라인업 합류가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한 콘솔 퍼블리셔 관계자는 "저변 확대를 위해 인디게임에 투자를 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결정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메이저 플랫폼에서는 인디게임이 힘을 내는 것이지 인디게임이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울 수는 없다. 기존 콘솔 게임사가 자사 신형 콘솔을 공개할 때 AAA급 게임 독점 라인업을 강조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구글 스타디아 영향력이 더욱 희미하다. 구글이 올해 내로 서울에 구글 클라우드 리전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구글 스타디아의 국내 서비스도 뒤따라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전망에 그치고 있다. 구글은 스타디아 1차 출시 지역 외 지역에 대한 서비스 일정을 지금까지 공개한 바 없다.

국내 게임사 역시 구글 스타디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스타디아와 실제 협업을 시작한 게임사는 배틀그라운드를 선보인 펍지 외에는 전무하다. 클라우드 게임에 큰 관심을 보여온 펄어비스와 크래프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클라우드에 검은사막과 테라를 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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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임사 관계자는 "구글 스타디아가 한창 큰 관심을 받던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국내 게임사 중에도 이에 대한 관심을 크게 보였던 게임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구글 스타디아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미지수였기 때문에 각 게임사도 구글 스타디아 출시를 적극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반기에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엑스 출시가 예정된 상황이다. 그때까지 구글이 스타디아의 독점작 라인업을 공개하거나 그에 준하는 인상적인 소식을 전하지 않으면 이들 게임에 밀려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