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車 내수 '대박'...품질 논란은 숙제

[이슈진단+] 상반기 국내 자동차 업체 결산

카테크입력 :2020/07/02 08:20    수정: 2020/07/03 08:55

올해 상반기(1월~6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 SUV부터 세단까지 다양한 차종의 판매 상승 효과가 돋보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신차의 품질 문제가 수차례 제기됐다. 특히 빌트인캠 등 편의사양 문제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가득했던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업계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종합해봤다.


■XM3로 최단 기간 계약대수 신화 쓴 르노삼성차

지디넷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가장 돋보였던 국내 완성차 업체 모델 중 하나로 르노삼성자동차 XM3를 뽑았다.

올해 3월 출시된 XM3는 출시 한 달만에 계약대수 2만대를 넘어섰다. 르노삼성차 역대 최단 기간에 2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르노삼성차의 공장이 위치한 부산광역시 관계자는 XM3의 계약대수 소식을 듣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르노삼성차가 1일 발표한 6월 판매자료에 따르면, XM3는 6월 한 달간 5천330대가 판매됐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 대수는 2만2천252대로 2만4천946대를 기록한 QM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차량으로 이름을 올렸다. 르노삼성차에서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차량이 단 시간내에 2만2천대 누적 판매량을 넘어선 것은 드문 일이다.

르노삼성자동차 XM3 (사진=지디넷코리아)

XM3의 6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6.4% 증가했다. 여전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SUV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XM3의 6월 판매량 중 74.7%인 3천979대가 1.3 가솔린 터보 모델인 TCe 260을 선택했다.

XM3의 라이벌 모델인 기아차 셀토스의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2만9천149대다. 셀토스의 6월 판매량은 XM3보다 많은 5천536대지만, 이는 전월 대비 1.2% 떨어진 기록이다. 월별 판매량이 XM3와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기아차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르노삼성차는 XM3 판매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동꺼짐 이슈 등이 생기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아차는 ADAS 사양 강화와 디자인 강화 트림 그래비티가 적용된 2021년형 셀토스를 앞세워 XM3 등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XM3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랜저 천하...상반기 7만대 넘게 팔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 내수 판매의 1인자는 그랜저였다.

그랜저는 올해 상반기동안 전년 누계 대비 45.2% 상승한 7만7천604대가 판매됐다. 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35.8% 상승한 1만5천688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그랜저는 불과 6천652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그랜저 상반기 전체 판매량 중 일반 모델은 6만719대, 하이브리드 모델은 1만6천885대가 판매됐다.

그랜저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수직상승하는 모델이 됐다. 현대차 승용 부문 올해 상반기 판매 대수는 15만6천826대인데, 이 중 절반이 그랜저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랜저의 상반기 판매량은 같은 세그먼트 차량인 기아차 K7보다 약 3배 높다. 기아차에 따르면 K7의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누계 대비 57.8% 오른 2만6천723대다.

그랜저의 상반기 판매량은 현대차의 주력 SUV인 싼타페와 팰리세이드의 상반기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최근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판매중인 싼타페는 상반기 동안 40.8% 떨어진 2만6천104대가 판매돼 부진했다. 6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40.2% 하락한 4천901대 판매에 그쳤다.

팰리세이드도 부진했다.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한 3만1천29대다. 하지만 6월 판매량은 긍정적이다. 전년 동월 대비 120.5% 상승한 6천895대가 판매됐다.


■내수 판매에 찬물 끼얹은 품질 문제

올해 국내 시장에 돌풍을 예고했던 모델은 제네시스 GV80과 G80이었다. GV80의 경우 제네시스 첫 SUV로 기대를 모았고 G80은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시기였다.

GV80은 올해 1월 출시됐고, G80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3월 출시됐다. 하지만 두 차종은 출시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각종 논란에 휘말렸다.

GV80은 디젤 모델의 카본 축적 현상이 발견돼 지난달 초 생산이 일시 지연된 바 있다. 일부 차량에서 간헐적 진동이 나는데, 이는 낮은 RPM에서 장기간 운행할 경우 엔진 내 카본의 누적 정도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라는게 제네시스 측 설명이다.

제네시스 GV80 (사진=지디넷코리아)

빌트인캠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있었다. 지난달 3세대 제네시스 G80 차량 화재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시 빌트인캠 상시 녹화 설정이 되지 않아 사고를 설명할 수 있는 장면들이 담겨지지 않았다. 초기 출고 때 상시 녹화 설정이 해제된 채 나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빌트인캠은 스스로 용량 확장이 불가능하고 소리 녹음이 불가능해 많은 이용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쏘렌토와 그랜저 등에도 연이은 품질 지적을 받아왔다. 그랜저 화재의 경우 엔진오일 누유 현상과 크게 연관됐다는 분석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연이은 국산차의 품질 이슈는 대박을 쳤던 차량 판매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품질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현대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품질혁신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노사 공동선언문에는 ▲고객만족을 위한 완벽품질 목표 달성 노력 ▲‘고객이 곧 기업생존과 고용안정’이라는 공감대 속에 다양한 품질개선 활동 전개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경제 파급효과를 공동 인식하고 시장 수요와 연동한 완벽한 품질의 차량을 최대 생산 ▲코로나19 위기극복 노력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며 내수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노사의 공동 노력 의지를 담았다.

이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노사 스스로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