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날(30일)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공방 끝에 8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김 부장판사는 "이 전 회장 측이 미 FDA(연방식품의약국) 3상 임상시험 관련 결정을 투자자 등에게 전달하면서, 정보의 전체 맥락에 변경을 가했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 전 회장이나 다른 임직원들이 인보사 2액세포의 정확한 성격을 인지하게 된 경위나 시점 등에 관해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임직원들에 대한 재판 경과와 그들의 신병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전 회장의 지위와 추가로 제기된 혐의사실을 고려해 보더라도 현 단계에서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에 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약사법 위반 ▲사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부정거래·시세조종 ▲배임증재 등 혐의를 적용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세포변경 사실을 알고도 인보사 허가를 받고, 이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이 2018년 11월 450억원대 퇴직금을 받고 돌연 사임한 시기도 미국 임상 3상이 추진됐던 시점과 겹친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코오롱 주장과 달리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발생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허가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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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식약처의 자체 시험검사·현장조사와 미국 현지실사를 종합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내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월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방해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와 대부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관련 혐의의 최종 책임자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