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침체로 엇갈린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은 온라인을 통한 경제활동 증가로 서버 시장 수요가 늘었지만, 디스플레이 업종은 이동제한 조치에 따른 유통망 타격으로 소비 침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1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반도체 사업)와 SK하이닉스는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매출 18조3천520억원, 영업이익 5조3천820억원이 추산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07%, 영업이익은 58.39%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01%, 영업이익은 34.79% 늘어난 수준이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은 매출 8조6천억원, 영업이익 1조8천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작년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79%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22%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대신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으로 매출 5조2천160억원, 영업적자 7천50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1.57% 줄고, 영업이익은 7천48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83%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4천18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2분기까지 적자를 내 6분기 연속 영업적자 행진이 확실시 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치)로 매출 4조9천151억원, 영업적자 3천401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작년동기 대비 286억원, 전분기 대비 218억원 가량 적자폭이 줄어든 수치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상반기까지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 모바일 약세를 상쇄 중으로 2분기에도 D램과 낸드 재고는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으로 적자가 전망된다"고 전했다.
■ 삼성·SK·LG 실적에 소재·장비·부품 업종도 '희비'
국내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의 엇갈린 2분기 실적 전망과 맞물려 소재와 장비 등을 공급하는 중견·중소 기업들도 비슷한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의 2분기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반도체 소재 및 장비, 부품을 공급하는 ▲SK머티리얼즈(매출 2천169억원, 영업이익 553억원) ▲솔브레인 홀딩스(매출 2천579억원, 영업이익 485억원) ▲테스(매출 719억원, 영업이익 139억원) 등은 전년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 기록이 예상된다.
이는 서버 D램 및 SSD를 중심으로 전방 산업의 수요가 늘면서 이와 관련된 반도체 특수가스(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와 증착장비(테스)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디스플레이 소재 및 장비, 부품을 공급하는 ▲이녹스첨단소재(매출 701억원, 영업이익 63억원) ▲AP시스템(매출 1천331억원, 영업이익 86억원) ▲비에이치(매출 936억원, 영업적자 4억원) 등은 전년동기 대비 둔화된 실적 기록이 전망된다.
코로나19가 TV, 스마트폰 등의 세트 시장 침체를 가져오면서 디스플레이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이에 따른 투자위축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이녹스첨단소재)와 결정화 장비(AP시스템), 기판(비에이치)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코로나19 이슈에도 데이터센터향 메모리 수요 증가로 국내 업체들의 가동률은 변함없이 높은 상황"이라며 "반면 스마트폰 수요 둔화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출하 부진과 연결돼 2분기에도 디스플레이 소재 출하는 부진할 전망이다. 또 코로나 19 이슈로 신규 디스플레이 투자를 공격적으로 예상하기에는 현 시점에서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 위기 속 기회 맞은 '원익IPS'...올해 연간 반도체 매출 전년比 50% 이상 기대
올 2분기 사업 다각화 효과로 수익 반등이 기대되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공급하는 원익IPS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원익IPS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2천878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3.76%, 영업이익은 41.52% 늘어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8.13%, 영업이익은 233.79%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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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IPS는 삼성전자 중국 시안 생산라인에 3D 낸드플래시 몰딩(다층 형성) 장비를 공급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투자를 결정한 평택 2라인에도 관련 장비를 확대·공급할 예정이며, SK하이닉스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향 추가 신규 장비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D램 및 낸드에 걸친 (고객사의) 신규 투자에 힘입어 호실적을 예상, 2020년 반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매출 5천502억원)할 전망"이라며 "디스플레이도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중국 고객사향 장비 셋업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 국내 고객사의 신규 공정 적용에 필요한 에처 장비 또한 납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