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개 대기업 매출, 국내 GDP 84%…고용은 11% 그쳐

삼성그룹은 국내 GDP 대비 16.4% 차지

디지털경제입력 :2020/06/11 10:41    수정: 2020/06/11 10:45

국내 64개 대기업이 지난해 올린 매출 규모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84% 수준에 달할 정도로 높지만 고용 영향력은 10% 내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19년 64大 대기업 집단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분석’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4대 그룹에 속한 계열사는 모두 2천284곳이었다. 2천200곳이 넘는 회사에서 올린 전체 매출액은 1천617조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 1천919조원의 84.3%에 달하는 수준이다.

64개 그룹 중 삼성(314조원)이 올린 매출 비중은 19.4%로 가장 컸다. 이어 현대차(185조원) 11.5%, SK(161조원) 10% 순으로 매출 영향력이 높았다.

삼성 계열사 전체 매출액은 국내 GDP 대비 16.4% 수준으로 그룹 중 가장 높았다. 국내 GDP 대비 6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개별 회사 중에서는 삼성전자 한 회사가 GDP 대비 8% 수준으로 매출 파워가 가장 높았다.

64대 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7조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9조원으로 34.3%를 차지했다.

2위 SK(7조9천650억원, 13.9%), 3위 현대차(7조9천608억원, 13.8%)는 순익이 비등했다. 매출 체격은 현대차가 앞서지만 순이익은 SK가 상대적으로 더 좋다는 의미다.

이어 포스코(2조1천20억원, 3.7%), 농협(2조960억원, 3.7%)도 상위 5위권에 들었다.

64개 그룹의 매출 대비 순이익이 차지하는 순익률은 3.5%였다. 64개 그룹 중 작년 순익률 1위는 넥슨이다. 지난해 매출은 2조5천610억원으로 조사 대상 그룹 중 59번째였지만 순이익은 1조4천490억원으로 전체 7위를 차지했다. 매출 대비 순이익 비율인 순익률은 56.6%였다.

KT&G는 21.7%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순익률 10% 이상 되는 그룹으로는 중흥건설(14.8%), 네이버(14%), 다우키움(12.8%), 호반건설IMM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금융(각 11.7%), 셀트리온(11.6%), 이랜드(10.7%) 등이 포함됐다.

64개 그룹의 매출 영향력이 이처럼 큰 것과 대조적으로 고용 영향력은 낮았다. 64개 그룹 직원 수는 158만명으로 국내 전체 고용 인원 1천386만명(12월 고용보험 가입 기준)의 11% 수준이다. 역으로 말하면 64개 대기업 그룹에 속하지 않는 기업이 고용의 약 90%를 차지하는 셈이다. 자영업자까지 포함하면 대기업 집단의 고용 영향력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그룹별 고용 규모에서는 삼성이 26만명으로 64개 그룹 중 16.5%의 고용 영향력을 보였다. 이어 현대차가 16만명(10.5%) 수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고용 포지션을 유지했다. 고용 10만명 규모의 그룹으로는 LG 15만명(9.7%), SK 11만명(7%)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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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향력 1위 삼성 그룹이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는 작년 기준 59곳인데 이중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49.2%(154조원) 정도였다. 삼성 계열사 전체 매출액 중 절반은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 내 5% 이상 매출 비중을 기록한 계열사는 삼성생명·삼성디스플레이(각 8.6%), 삼성화재(7.2%), 삼성물산(6.4%) 이렇게 네 곳이 포함됐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대기업 집단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쉽게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높다는 것은 수치로도 명확하다”면서도 “다만 높은 매출 등에 비해 64대 기업 집단의 고용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고용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