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병’ 호소하는 BMW 고객, SW 업데이트가 해결할까

[이슈진단+] 강원도병 오류 겪은 BMW 고객 의견 들어보니

카테크입력 :2020/06/10 09:53    수정: 2020/06/10 09:58

국내 BMW 차주들이 일명 ‘강원도병’을 호소하고 있다.

‘강원도병’은 BMW 차량이 강원도 지역이나 강원도 접경지역 방문 시 GPS 또는 TCU(통신제어장치) 오류가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해당 사례는 올해 초부터 발생하고 있으며, BMW의 최신 소프트웨어 운영 체계인 ‘iDrive(아이드라이브) 7.0’이 탑재된 다양한 2019년 또는 2020년형 차량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원도병’ 호소를 겪고 있는 국내 BMW 차주들을 대상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대다수 강원도 지역을 방문할 때 차량 클러스터에 ‘비상호출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음’ 문구와 경고음을 접했다고 답했다.

이에 BMW 코리아는 이달 말 별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상황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독일 본사 직원이 국내에 방문에 해당 현상 해결을 위해 서로 협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BMW 530e 차주 “아내가 경고음 들을 때 마다 긴장해”

지난 3월 BMW 53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한 경기도 김포시 거주 C씨는 지난달 16일 강원도 춘천으로 여행을 가던 도중 ‘강원도병’ 현상을 겪었다. 비상호출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계속 나온 이후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실행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C씨는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면 되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자꾸 이런 현상이 나타나니 정말 화가 났다”며 “특히 이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내가 아닌 와이프인데, 와이프는 차량을 운전할 때마다 경고음을 들을 때 긴장을 한다”고 말했다.

결국 C씨는 강원도병 증상을 겪은 후 9일만인 지난달 25일 BMW 자유로 서비스센터에 찾아갔다. 해당 서비스센터는 무상으로 모듈을 교체해주겠다고 했지만, 모듈이 들어오는데 최소 한 달 이상은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결국 C씨 본인과 가족은 한 달동안 경고음을 계속 접해야 하는 상황이다.

C씨는 “이건 고질적인 통신 또는 모듈 자체의 오류라고 생각한다”며 “차주가 한 달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러한 상황을 겪어야 하는 것이 정말 화가 난다”고 안타까워했다.

BMW 530e 차주 C씨가 직접 촬영한 차량 에러 사진.

■BMW X3 20i 차주 “수리해도 동일 증상 발생”

서비스센터 조치를 받아도 ‘강원도병’ 현상이 반복된 사례도 있다.

지난 3월 BMW X3 20i 모델을 구매한 J씨는 지난 4월 14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자신의 근무지에서 퇴근을 시도했는데, 갑자기 ‘띵’하는 소리와 함께 ‘비상호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 것을 봤다.

J씨는 “메시지가 뜨고 동시에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되더니, 이로 인해서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며 “진단결과 TCU 모듈 고장으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당시 서비스센터 어드바이저(직원)는 강원도 지역에서 있는 이슈라고 이야기하며, 10대 중 6대는 걸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리를 받은 J씨는 이달 5일 강원도 춘천에서 가족과 커피를 마시고 시동을 걸었는데, 출발 후 100m 이후 주행하니 또 다시 ‘비상호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클러스터 등을 통해 접했다. 이후 내비게이션 작동이 멈췄다.

J씨는 “6천만원이 넘는 차를 샀는데, 이런 작은 결함을 제대로 처리해주지 못하고 불편하게 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스트레스가 난다”면서 “서비스센터를 4번이나 가고 교체를 위해 내장재를 여러번 뜯었다가 붙였다가를 반복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J씨는 만약 이런 사례가 반복되고 BMW 코리아 측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소송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 2020년형 BMW 630i 차주 "단순 소프트웨어 오류...큰 문제로 보기 어려워"

최근 ‘강원도병’ 오류 증상을 겪은 2020년형 BMW 630i 차주 K씨는 해당 증상 해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K씨는 “TCU 오류는 주행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냥 단순한 소프트웨어 오류”라며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들이 전자 편의장치가 많이 장착돼 있어서 이런 소프트웨어 오류가 사용자 입장에서는 큰 문제라고 느끼겠지만 법적으로 따지고 보면 큰 결함이라고 볼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MW도 나름대로 문제를 인식하고 3월 중에 소프트웨어 패치를 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잡지 못했을 뿐”이라면서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간단해 보이는 오류라도 그걸 해결 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어서 이번 건도 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BMW X3 차주 J씨가 촬영한 오류 사진. 오류 증상 후, 내비게이션이 오작동되는 현상도 난다 (사진=BMW X3 차주 J씨 제공)

■BMW 코리아 “독일 본사와 이슈 해결 총력...이달 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BMW 코리아는 일명 강원도병 이슈에 대해 독일 본사와 꾸준히 상황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에 독일 본사 직원들이 우리나라에 직접 방문해 GPS 신호 오류 현상 등을 직접 살펴봤고, TCU 모듈을 교체했는대로 오류가 나는 현상까지 연구했다”며 “이달말에 오류가 나는 차량을 대상으로 별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BMW 코리아는 그동안 강원도병 관련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해당 증상 관련 모니터링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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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코리아는 지난 3월 23일부로 강원도병의 원인을 ‘차량 내 통신 모듈과 국내 모바일 네트워크(통신망) 환경 사이의 호환성 문제로 인한 기능 제한 발생’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각 서비스센터들이 상황 해결을 위해 통신 모듈 환경 설정 구성을 국내 사정에 맞도록 재조정해야 한다는 조치사항까지 전파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 사항에도 ‘강원도병’이 재발하자 BMW 코리아는 또 다시 상황 해결을 위해 독일 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