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존은 세일즈포스를 도입했다가 2017년 사용을 중지했다. 그러다 2019년 2월 세일즈포스의 세일즈 클라우드를 다시 사용중이다. 재사용을 결정한 후엔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원우 메가존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그전의 세일즈포스는 영업 관리 도구로 인식돼 세일즈가시성을 높여주는 엑셀의 대용 버전처럼 쓰였다”며 “메가존 클라우드 출범과 함께 내부 조직이 커지고 다양한 팀을 운영하게 됐고, 협업이란 넓은 범주를 가장 포괄적으로 담는 툴을 찾다가 세일즈포스의 세일즈 클라우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메가존이 세일즈포스를 다시 받아들인 건 솔루션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단순히 세일즈 관리용이 아니라 다양한 조직과 구성원이 효과적으로 협업하기 위한 도구로 본다는 것이다. 소통만 할 수 있는 메신저보다 실제 비즈니스 데이터가 존재하는 공간에서 곧바로 협력할 수 있다는 접근은 메가존의 전체를 바꿔놓았다.
조원우 대표는 “세일즈포스를 협업 도구로 쓰면서, 비즈니스가 다각화되는 기업에서 ‘이런 툴 없이 어떻게 소통하는가’라는 자각이 생겼다"며 "메가존은 세일즈포스를 쓰면서 데이터의 가치를 자각하고 비즈니스의 인사이트를 얻는 경험을 하고 있으며, 이런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일즈 클라우드는 영업 영역에서 발생하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드 관리, 파이프라인 관리, 고객 관리 등 다양한 영업부문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켜주는 제품이다. 가시성, 팀별 영업 실적 확인 및 목표 설정 등과 보고서 자동 작성 기능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을 내장해 데이터에서 사람이 놓치기 쉬운 통찰력을 도출하고, 잠재고객 유치, 다음 업무 제안 등 고차원적인 업무 환경 구축을 지원한다.
다음은 조원우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Q. 세일즈포스를 재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세일즈포스를 처음 도입할 때 세일즈 가시성을 어떻게 높이느냐란 기대치를 갖고 있었다. 그랬더니 세일즈 매니저도 리더도 엑셀 대용으로 썼다. 그래서 사용을 중단했다. 그러다 조직이 커지고 세분화됐다. 그럴 땐 영업기회 추적보다 여러 팀이 어떻게 함께 일하냐가 중요해진다. 소통과 협업을 어떻게 효율화 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결국 세일즈포스로 결정한 건 세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세일즈포스가 협업이란 넓은 범주를 가장 포괄적으로 담는 툴이었다. 두번째는 세일즈포스를 파이프라인 매니지먼트 툴, CRM이라고도 하는데 기본 제공 기능과 협업 기능이 가장 복합적이었다. 세번째는 새롭게 합류하는 직원이 메가존 CRM을 이해하는 시간과 노력을 덜 들여도 되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가 시장 내 표준이고, 다른 회사에서 이미 세일즈포스를 경험해본 사람이 많다. 신입 직원과 기존 직원이 하나의 툴로 협업해야 하는데, 툴을 익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건 노력 낭비다. 우리 직원에게 메가존 클라우드 세일즈포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일즈포스 툴을 쓰는 경험은 절반 이상은 어디를 가든 유사할 것이다. 협업에 세일즈포스를 써봤다는 게 세일즈 커리어에서 또 하나의 인증서가 된다. 이미 절반의 이해를 담고 오는 새 직원이 툴 자체보다 메가존 클라우드 CRM을 이해하는게 가장 중요했다.
Q. 세일즈포스를 어떻게, 어디에 사용하고 있습니까?
세일즈포스의 세일즈 클라우드가 중심이다. 마케팅은 세일즈포스 안에서 리드와 마케팅 기능을 연결하는 툴을 쓰고 있다. 전사적 협업툴이 되려면 기능별로 필요한 툴을 잘 활용해야 한다. 기본 원칙은 세일즈 클라우드를 코딩 없이 쓴다는 것이다. 빌트인 기능을 최적화해서 쓰는게 원칙이다. 앞으로도 세일즈포스에서 출시하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다. 비즈니스 상으로, 거의 전조직이 쓰고 있다. 기술 지원 조직은 또다른 툴을 쓰고 있는데, 세일즈포스의 서비스 클라우드 활용을 검토중이다.
Q. 많은 기업이 솔루션을 맞춤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입니다. 코딩없이 빌트인 기능을 최적화해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회사들이 맞춤화 과정에서 여러 선택을 한다. 새로 코딩해서 원하는 기능을 추가로 넣자고 하는것이다. 이는 기성복을 사면서 주머니나 옷깃을 마음대로 고치겠다는 발상이다. 그럼 재단사 의존이 늘어난다. 메가존은 우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세일즈포스의 기능을 최적화하는 식으로 쓴다. 메가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총괄이 한명 있고, 세일즈포스와 계속 소통하면서 맞춰가는 작업을 한다. 세일즈포스의 기본 기능에서 많이 벗어나는 추가 코딩은 지양한다. 이미 세일즈포스가 고객을 고려해 많은 기능을 만들었다. 당장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 본다. 직접 맞춤화하는 불편함과, 솔루션을 최적화하는 균형 사이에서 메가존은 후자를 택한 것이다.
Q. 세일즈포스 도입 후 효과는 무엇입니까?
지금 보면 ‘도입 안 했으면 어떻게 할 뻔 했나’란 생각이 든다. 효과는 매우 가시적이고, 앞으로 훨씬 더 강력해질 거라 생각한다. 여러 효과가 있겠지만, 세일즈포스 쓰는 대부분 이용자의 기대치가 영업 사원의 변화다. 영업 사원의 지적 경험이 어디에 남는가, 이게 기본이다. 우리가 기대하고 활용하고자 하는 협업도구로서 세일즈포스의 강력한 기능은 트레이닝툴이다. 신입 세일즈에게 메가존의 일을 가르치려고 할 때, 세일즈포스에 들어가서 과거의 데이터를 보게 하면 된다. 우리의 일하는 방식, 프로세스, 이력, 중요하게 여기는 정보 등 옆에서 직접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배울 수 있다. 이 점이 강력하다고 본다. 사실, 조직이 커지면서 새 직원이 계속 들어오면 신입사원 교육하기 막막하다. 세일즈 트레이닝은 활동을 훈련시키는 것인데, 메가존 세일즈포스 트레이닝이 우리의 영업 훈련에서 핵심이 된다.
Q. 구체적으로 세일즈에 어떤 효과를 주고 있나요?
매일 매일 실시간으로 세일즈에 대한 수치가 다 보이고, 오늘 몇개의 기회를 얻었고, 어떻게 얼마나 활동했나 볼 수 있다. 세일즈라고 단순히 얘기하지만 사실 세일즈에 많은 과정이 있다. 협상, 승인, 계약, 그 이후 서비스 개시 등 모든 과정을 세일즈포스 없이 쓴다면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조직화되지 않는다. 소통이 이메일, 메신저, 구두보고 등등으로 흩어지기 때문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이 조직화된다는 건 제로(0)에서 나타난 증대효과다.
Q. 세일즈포스의 협업 도구로서 장점은 무엇인가요?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도 강력하다. 예를 들면, 세일즈팀 팀장과 팀원 다섯명이 팀회의를 하다보면,항상 하는 대화가 똑같다. 지난주 얻은 새 기회 몇개, 고객사 계약 몇건. 이번주 계획, 인게이지 어느정도 등등 한명당 10분씩 얘기하면 50분이 흘러간다. 한명이 얘기할 때 다른 사람은 거기 관심없다. 그런데, 세일즈포스 리포트에서 대시보드를 만들어서 거기에 그런 정보를 미리 다 넣게 한다. 일요일밤에 팀원들이 다 넣어두면 내가 읽고 미팅에 들어간다. 회의는 크리티컬한 것만 하고, 전사적 발표나 정책 변화 같은 얘기를 한다. 다른 팀원의 일은 대시보드를 보고 알면 된다. 그랬더니 미팅 시간이 30분으로 줄어들었다. 그동안 미팅을 하면서 30분 정도의 시간이 낭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팀원 간에 더 생산적인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Q. 세일즈포스 같은 CRM 솔루션은 세일즈맨에게 관리받기 위한 툴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이런 측면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세일즈포스를 세일즈맨이 쓰면 업무부담으로 느낄 수 있다. 매니징을 위한 툴인가. 그래서 ‘쪼는 행동’을 안 한다. 영업사원이 세일즈포스를 쓰면서 가치를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이 어떤 영업기회 하나를 생성해서 잘 하려고 회사내 엔지니어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다. 예전이라면 그 엔지니어를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하고, 자칫 막무가내가 되기 쉽다. 세일즈포스에서 라면, 어떤 영업 기회이고, 구체적 내용은 어떤지 등의 정보가 다 들어가 있다. 영업사원은 대화없이도 엔지니어를 팀에 초대하기만 하면 된다. 또 엔지니어에게 얘기한 것과 똑같은 정보를 자기 매니저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매니저만 팀 방에 더 넣어두면 열번 얘기안해도 된다. 영업 승인도 보고서 만들어서 할 걸 히스토리에 이름넣어 하면 편하다. 영업사원이 하나하나 다 설명하고 반복하는게 최소 5번 이상일 것이다. 그 용도로 세일즈포스를 쓴다. 보고서는 1년을 돌아보면서 트렌드 파악에 활용하는 식으로 쓰려 한다. 메가존 세일즈포스란 용어가 그 뜻이다. 우리에게 플랫폼을 주면, 그 활용은 우리가 정의하는 것이다. 모든 툴이 다 그렇다. 써보고 편하면 쓴다. 남이 쓰라고 해서 쓰는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Q. 솔루션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니 결과가 달라진 것인가요?
쓰는 직원이 불편하게 느끼는게 아니라 뭐로 보는가다. 비즈니스가 다각화되는 기업에 맞춰 ‘이런 툴 없이 어떻게 소통하는가’라는 자각이 생긴 것 같다. 그게 지속적으로 긍정적으로 주는 부분이다.
Q. 세일즈포스 고객으로서 다른 기업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조언한다면?
2년전에 어느 기자분이 메가존의 클라우드 비전이 뭐냐고 물었는데, 메가존의 일하는 방식을 팔고 싶다고 답했다. 클라우드, 디지털, AI, 머신러닝 같은 트렌드 속에서 지속 가능한 IT회사로서, 글로벌로 살아남으려면 메가존처럼 일해야 한다고 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지금 우리가 하는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부다. 메가존은 데이터 서비스센터라 해서 데이터를 하나의 클라우드에 모아 분석하는 팀을 운영한다. 흩어져있던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분석하는 곳이다. 큰 회사의 다양한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더 강력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끌어낸다. 그중 하나가 CRM이다. 메가존 직원의 활동 데이터, 그 코어가 세일즈포스다. 그 데이터는 트레이닝을 위한 인풋이고, 행동 분석의 인풋이며, 미래를 분석하는 인풋이다. 메가존 실무자 한명 한명이 일하면서 세일즈포스를 쓰면 고객에게 가서 데이터레이크 같은 기술을 더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고객도 메가존과 똑같은 고민을 한다. 데이터를 모아야 강력하다는 자각을 해야 한다. 급성장한 회사는 한가운데 데이터가 있다. 세일즈포스는 메가존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툴이다. 세일즈포스는 데이터를 실제 모으게 하는, 인풋부터 분석하고 서비스화하는 메가존의 비전과 연관된다.
Q. 세일즈포스를 전사에 도입 후 일하는 방식 전체가 바뀌어야 할 텐데, 조직 문화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세일즈포스를 메가존화해서 어떻게 쓰느냐의 고민이 비용적 고민보다 더 많았다. 문화란 게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다. 일단,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관찰해 메가존의 문화 축 네 개를 만들었다. 처음이 ‘커스토머 퍼스트’다. 메가존은 고객 중심적으로 일하는 회사다. 어떤 요구도 받아들이려 한다. 두번재는 ‘기술 에반젤리스트’다. 우리 직원들은 새 기술이 나오면 매우 궁금해 하는데, 기술지향적 회사로 남자는 생각을 했다. 세번째는 ‘신뢰에 기반한 소통’이다. 짧은 시간에 메가존이 확 커졌기 때문에 신입과 경력 등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공존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없으면 매우 어렵다. 특히 신뢰 기반의 소통을 하지 않으면, 한번 툭 던지고 긴가민가 파악하는 식이 돼 협업하기 어렵다. 네번째는 ‘실행 중심 회사’다. 우리 직원은 결과 지향적이고, 모든 걸 빠르게 하려 한다. 실패도 빨리하고, 비즈니스 플랜도 짧게 짠다. 이게 원칙이다. 그 중심에 협업 플랫폼이 있는 것이다. 세일즈포스엔 민감한 고객정보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뢰없이는 쓸 수 없다. 자칫 고객 정보를 빼서 다른 회사로 갈 수 있다. 그럼 아무도 정보를 넣지 않는다. 문화란 매일 하게 되는 고민이다. 매출만큼 중요한 요소인 거 같다.
Q. 향후 세일즈포스의 또 다른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까?
서비스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중이다. 세일즈 클라우드에서 애드온 경험도 듣고 조금씩 시도 하고 있다. ISV 솔루션 시도도 많이 한다. 직원들이 일하다보니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면서 건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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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메가존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시장에서 클라우드 사업자 선두로서 책임감을 묻고 있다. 한국 시장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표준화를 주도하라는 목소리가 고객과 파트너에서 나온다. 클라우드의 방향성과 표준화를 제시하는 움직임을 주요 고객이나 신기술 선도업체와 함께 하고 싶다. 클라우드 전환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으로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클라우드는 디지털을 위한 디펙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제 고객은 데이터의 역할이 뭔지를 요구한다. 세일즈 최적화, 마케팅 최적화, 서비스 최적화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그런 것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