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유상증자, 계획대로 진행될까

대주주 적격성 심사·우리은행 동의 여부 변수 남아

금융입력 :2020/06/09 11:03    수정: 2020/06/09 11:09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유상증자가 규모와 시일 면에서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달 18일 약 5천9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주금납입일을 앞두고 있지만, 비씨(BC)카드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되거나 주금납입일이 연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9일 케이뱅크와 관련된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예정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려면 금융위가 먼저 비씨카드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끝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 심사는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사가 미뤄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우리은행 측이 아직 케이뱅크의 대주주 전환에 동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15일로 예정된 우리은행 이사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때 케이뱅크의 대주주 전환 문제에 대한 안건이 올라올 지 또 그 안건이 의결될 지 관심을 끄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5월 8일 BC카드가 케이뱅크의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요청한 바 있다.

케이뱅크.(사진=지디넷코리아)

우리은행 측은 이와 관련 "이사회 안건은 14일에 정해지며, 케이뱅크의 대주주 전환 동의와 유상증자 참여 등을 논의할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만약 우리은행이 이사회에서 케이뱅크와 관련된 안건을 의결하지 않는다면 주금납입일은 연기되거나 소액 유상증자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영향을 미쳐 BC카드가 보유할 수 있는 케이뱅크 지분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케이뱅크의 보통주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우리은행이 의사 결정에서 뜸을 들여 영향력을 과시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BC카드보다 보통주 지분이 더 많다. 우리은행의 지분은 13.79%, BC카드는 케이티(KT)가 갖고 있었던 10%를 사들여 10%를 보유 중이다. BC카드 사장 출신인 이문환 사장이 케이뱅크 은행장이며, 우리은행 출신으로는 정운기 부행장이 있다.

우리은행 등 주요 주주들의 여건이 갖춰져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난하게 통과된다면, 우리은행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BC카드는 주요 주주의 실권주를 사들여 최대 34%까지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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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7일 BC카드는 KT가 갖고 있던 케이뱅크 지분 10%를 363억여원에 사들였다.

케이뱅크의 납입 자본금은 약 5천51억원으로 유상증자가 차질없이 마무리되면 총 자본금이 1조1천억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