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38-2부-Epilog : 우리의 제조분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우리 문제에서 출발해야..

김은입력 :2020/06/08 10:12    수정: 2020/06/09 01:01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Part 2

인더스트리 4.0 구현을 위한 주요 과제 및 연구 로드맵

본 연재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의 기술 및 기능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성공적인 구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내용([그림 6] 참조)을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WG 활동과 연계하여 소개했다.

[그림 6] 인더스트리 4.0 연구 로드맵. (출처=BITKOM/VDMA/ZVEI(2015))

[2부]에서 소개한 인더스트리 4.0 2030 비전을 보면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및 제조분야 DX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논의 초기에 2035년이 되어야 어느 정도 구현될 것으로 예상([그림 6] 참조)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그 시기가 조금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인더스트리 4.0의 성공적인 구현은 기술적인 측면 이외에 보다 더 많은 요인이 고려되어야 한다. 독일에서는 노동 4.0, 경제 4.0, 사회 4.0 등 이미 거의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곳에서 4.0을 붙이고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 2030 비전에서는 자주성, 상호운용성, 지속가능성이 논의되고 있고, 최근에는[34부]에서 소개한 GAIA-X와 같이 인더스트리 4.0 구현에 필요한 인프라를 넘어서 사회 인프라 측면도 함께 고려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 2030 비전, GAIA-X 등을 보면 인더스트리 4.0과 함께 단순 제조시스템을 넘어서 4차 산업혁명에 걸맞게 사회변혁도 다음 단계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관련 독일과 우리의 제조 환경 비교 및 우리의 과제

독일의 제조분야 DX는 원래 인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유지하기 위해 인더스트리 4.0으로 시작되었다. 반면 우리는 독일과 다른 환경에 놓여있다. 고학력 인력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데 반해 수익률이 낮은 영세 중소기업은 인건비가 저렴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은 인건비가 낮은 외국인으로 채우고 있었으나, 최저 임금 상승 및 최대 근무 시간의 52시간 제약으로 인해 국내 많은 기업은 공장을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 자동화 확대, 심지어는 공장 폐쇄까지 검토하고 있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이동 제한으로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을 외국 인력으로도 채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지난해 9월에 연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가 주요 이슈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상황을 보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실감할 수 있으며, 빠른 대응 능력 배양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핵심 업무 이외에는 아웃소싱하고 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는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에서 자재 수급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자국 우선주의가 확대되어, 글로벌 분업체계의 위험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 기존 GVC의 개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 분업 체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며, 이를 고려해 우리도 특정 분야에서는 자생력 배양이 시급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현지화 중심의 Go to market 전략도 심도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 등은 최근 외국으로 이전한 제조기업을 자국으로 회기시키는 Reshoring과 함께 고임금 국가로의 공장 이전 요구도 강화되고 있으며, 우리는 협소한 내수 시장 규모로 인해 수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국가별로 각자 자국의 처한 상황, 제조 환경, 관련 문제 등은 동일하지 않다. 거기에 더해 각국이 보유한 역량 역시 다르다. 예를 들어 독일은 기계설비 분야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고객 요구에 대한 민감도가 비교적 낮아 개인 맞춤형 제품 개발에 있어서는 감각이 떨어질 수 있으며, 스마트 제품에 대해서는 아직 심도 있게 다루지 않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번 코로나19 대응의 프로세스 관리 능력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제조 분야에서도 기계설비 관리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배양된 제조분야 공정관리 능력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기계설비 제조 능력이 뛰어난 국가의 기업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유형의 제조설비 개발이 가능하다. 또한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는 우리의 능력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제품은 우리가 더 잘 개발할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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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인 많은 스마트 공장은 마치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및 스마트 팩토리 등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이나 엄밀하게 보면 둘은 용어만 유사할 뿐 거의 관련이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한 벤치마킹이 아니라 그 핵심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기반으로 우리의 내부 역량 및 외부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우리의 제조업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우리의 문제에서 출발해 스스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먼저 제조분야의 DX를 강력하게 추진한 독일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표피적인 모습이 아니라 제조분야 DX의 작동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제조분야 DX 추진에서 어떤 배경 하에 어떻게 문제를 확인하고 어떻게 풀어 갔는지에 대한 접근 방법, 소요 시간, 투입 인력, 필요한 노력 등에 대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질문인 “무엇이 인더스트리 4.0에서 혁명적인가?”에 대한 독일연방정부의 답변으로 이번 “독일의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DX)” 연재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현) 스마트제조혁신포럼(SMIF) 사무총장, 울산과기원(UNIST) 겸임교수. SAP 코리아 상무, 독일 프라운호퍼 포커스 연구소Fraunhofer FOKUS 한국 대표, 삼일회계법인/PWC 상무, 카이스트 소프트웨어대학원 초빙교수, 독일 뮌스터대학교 객원연구원, 한국정보사회진흥원 IT성과관리단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Enterprise Solution', '이제 SAP ERP로 성공을 열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