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열다섯 번째 인터뷰는 고3 수험생들의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잔잔하게 묘사한 웹툰 '연필의 각도'의 홍자 작가다. 미세한 차이로 다른 선을 만들어내는 연필의 각도처럼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진 열아홉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쇼미더웹툰 '연필의 각도']
다음은 홍자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제목 ‘연필의 각도’는 그림을 그릴 때 연필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선의 굵기와 명도처럼, 시점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상과 감정을 의미하는 제목입니다. 사실 이 제목은 '도전 만화' 사이트에 처음 만화를 올리기 10분 전에 급히 짓고 이후에 의미 부여한 것인데 마음에 듭니다.
연필의 각도는 스무 살을 앞둔 청소년들의 성장을 그리고 싶어 구상한 만화인데요, 하필이면 대입 열정이 뜨거운 나라가 배경이라 주인공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데뷔작으로 어떤 걸 그려야 할까 고민할 당시에도 이 만화가 후보 1순위였던 게, 수험생 때의 느낌이나 분위기 등을 조금이라도 덜 까먹기 전에 그려야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Q.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매주 금요일 레진코믹스에서 연필의 각도를 연재 중인 홍자라고 합니다. 원래 어릴 때부터 꿈이 만화가였기 때문에 진로를 정한 또렷한 계기나 배경은 따로 없습니다.”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순간순간의 장면이나 분위기 같은 건 음악을 듣다가 영감받는 경우가 많고요. 그 외엔 영감을 받는다기 보다 작품의 주제를 푸는 방식, 작품의 방향성을 잡을 때 도움받곤 합니다. 예전에 개봉 당시에 그레타 거윅의 영화 ‘레이디 버드’, 그리고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을 보고 집 가는 길에 '저런 건 어떻게 만드는 거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엔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강화길 작가님의 ‘음복’을 읽고 그랬고요. 사실 연재 시작 후엔 영화든 뭐든 많이 보질 못해 콘텐츠에 대한 정보가 2017년쯤에서 멈춰있습니다.”
Q.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분량 많은 회차를 작업할 때나 마감 전날 갑작스레 파일 몇 장을 날렸을 때. 혼자 일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되면 도와줄 사람이 없어 곤란합니다. 극복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잠을 포기하면 됩니다.”
Q. 작가가 꼽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정 인물의 신발이 클로즈업되면서 어디론가 떠나는 모든 장면들입니다. 65화와 104화에도 나왔는데, 앞으로 완결까지 남은 이야기 안에서도 최소 한 번은 더 등장할 예정입니다. 그 장면을 기대해 주세요.”
Q. 이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구상 단계에서 주인공 '해인'이 성인이고 '한영'이 학생인 버전의 스토리도 있었습니다. 해인이의 친구로 나오는 '임은여' 캐릭터가 주인공인 버전도 있었고요. 그런데 언젠가 그리게 될 현대물 중 한두 작품의 주인공이 모두 은여와 말투나 분위기 등이 많이 겹쳐서, 결국 해인이가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Q. 이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만화 주연들 또래의 여자분들이요. 제 만화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요. 음… 이왕이면 느리더라도 할 말은 다 하고 가는 만화, 그 내용이 명확한 만화로 기억된다면 좋겠어요. 그런 만화가 되도록 완결까지 힘내보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차기작을 구상 중이신가요?
“짧든 길든 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집에만 있었더니 이 공간이 질려서요. 그 이후엔 이전처럼 다시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만화 준비를 할 것 같습니다. 차기작 시작 전까진 못해봤던 일을 진득하게 해보고 싶은데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답변으로라도 기록으로 남겨놔야 미래의 제가 잊지 않고 해주겠지요?
차기작은 만화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공부할 게 많아 언제 보여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차기작 후보 소재들이 하나같이 전부 조사가 많이 필요한 터라 걱정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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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끙끙거리며 그려낸 만화를 매주 봐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기쁜 일입니다. 그리고 하나, 해명 아닌 해명(?)을 하자면 주인공 해인이가 성실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다 보니, 작가인 저도 그런 학창시절을 보냈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의 고3 시절을 만화로 그린다면 장르가 힐링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맨날 놀러 다녔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