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 100만명 넘어설 수도 있다

김익환 고려대학교 생물방어연구소장

전문가 칼럼입력 :2020/05/28 13:27    수정: 2020/05/28 13:52

김익환
김익환 고려대학교 생물방어연구소장

지난 4월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한국은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총선을 치를 때 보여준 국민들의 질서는 전세계가 부러워할 만했다. 모든 국민들이 2 미터씩 간격을 두고 마스크를 쓰고 질서 있게 투표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지도자들에게 있었다. 총선 직후 결과를 기다리던 여당 및 야당 국회의원들은 좁은 강당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총선에서 승리한 분들이 당선 축하를 받는 자리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국민들에게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요구하던 국회의원들과 후보자들은 정작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의 2차 파고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 지도자들의 안이한 모습을 바라본 국민들은 마음이 풀어졌다. 정부가 K방역의 성공을 자화자찬하고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자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더 풀어졌다. 4월말 일주일간의 황금 연휴는 코로나-19의 불쏘시개가 되었고 청년들은 이태원 클럽에 모였다. 정부에서 전국민에게 지급한 재난기본 소득은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사진=픽사베이)

5월 중순까지 큰 문제없이 관리되던 확진자 숫자는 이제 50-60명대로 진입했고,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7% 이상 발생했다. 이 와중에 학교는 출석수업을 시작했고, 국민들은 재난 기본 소득을 쓰기 위해 쇼핑 중이다. 이대로 지속되면 6월에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고, 긴급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가을 이전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

지금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활방역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밀집 공간에 모이는 것을 차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조해야 한다. 현재 가장 취약한 곳은 노래방과 클럽, 교회 성가대 등 노래 부르는 곳이다. 일반적인 대화의 경우는 2미터 거리를 두면 안전할 수 있지만, 큰 소리로 노래 부를 때는 비말이 10미터까지도 퍼져 나갈 수 있다. 노래방과 같이 페쇄된 공간에서 노래를 부를 때는 방안 전체가 비말로 덮이게 되며, 비말속에 포함된 바이러스는 3일 정도까지도 살아있을 수 있다.

따라서 노래방은 한팀이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방 전체를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교회의 성가대는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성가대는 폐쇄된 공간에서 연습을 하는데, 여러 명이 모여 연습하는 성가대 연습실은 노래방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따라서 교회는 성가대의 운영을 자제해야 한다.

관련기사

정부는 재난기본 소득의 사용 기간을 8월 말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것을 연말까지 연장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복지부는 전국민의 1% 이상, 즉 50만명 이상이 감염되는 상황을 가정하여 의료체계와 병실과 방역 장비 물자를 준비해야 한다.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에는 지극히 작은 방심도 금물이다. 작은 틈 구멍이 거대한 둑을 무너뜨릴 수 있는 법.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은 우리가 마음을 놓고 있을 그 때를 틈타 쳐들어온다. 서있다고 생각하는 그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는 성서의 경고를 새겨야 할 때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