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합병의혹 관련 수사로 약 17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26일 오전 8시30분쯤 이 부회장을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소환, 27일 오전 1시30분쯤까지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공개소환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전날 비공개로 출석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 합병의혹 수사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네 혐의로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것은 약 3년3개월만인 셈이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과거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과 어떤 지시와 보고를 주고 받았는지 의사결정 과정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및 삼성물산 합병을 비롯한 각종 불법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고발로 불거졌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회계처리 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5천억원 부풀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이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추진될 당시 삼성바이오 지분을 46%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 가치가 뛰었고,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는 게 검찰 측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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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 부회장까지 소환하면서 1년 6개월간 이어져 온 삼성 합병의혹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합병 의혹 수사를 위해 삼성 전·현직 고위 간부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해 왔다.
검찰은 필요하면 이 부회장을 또 다시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을 끝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