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NCSC, 화이트·블랙리스트 이제 안 쓴다..."인종 차별적"

"홈페이지 내 모든 표현 허가목록·거부목록으로 바꿀 것"

컴퓨팅입력 :2020/05/04 15:32    수정: 2020/05/04 16:47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가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인종에 대한 선입견을 부추길 수 있는 차별적 단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는 각각 '허가목록(allow list)'과 '거부목록(deny list)'으로 순화하기로 했다.

영국 NCSC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라고 표현된 부분을 모두 '허가목록'과 '거부목록'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NCSC에 따르면 이번 용어 변경 결정은 몇 개월 전 한 이용자가 NCSC 홈페이지에서 사용되고 있는 두 단어에 "작지만 중요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일반적으로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화이트리스트는 바람직한 것, 블랙리스트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지칭할 때 쓰인다. 예컨대 회사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목록은 화이트리스트라고 하고, 허가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목록은 '블랙리스트'라고 한다.

NCSC는 이런 용어 사용이 "화이트는 좋은 것, 허가된 것, 안전한 것과 같은 의미고, 블랙은 나쁜 것, 위험한 것, 금지된 것과 동일어처럼 보이게 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이버 보안에서 인종 차별적 표현을 근절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앞으로 NCSC 홈페이지에서 그동안 무심코 써온 혐오표현을 제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CSC는 혹시라도 이런 단어 사용이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왜 이런 용어 사용이 문제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은 그동안 자신의 인종이 (사회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은 운 좋은 경우"라며 "동료(혹은 예비 동료) 중 누군가에게는 이런 변화가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에 따라 NCSC는 홈페이지에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대신해 허가목록과 거부목록이란 단어를 사용할 계획이다.

NCSC는 허가목록과 거부목록이라는 단어가 "실제 더 의미가 명확하고 더 포괄적"이라며 "홈페이지 콘텐츠에도 더 나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