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매년 발표하는 블랙리스트 기업 보고서에 알리바바 그룹 자회사이자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가 이름을 올렸다. 알리바바는 이를 두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발동한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악명 높은 시장에 대한 보고서(2016 Out-of-Cycle
Review of Notorious Markets)'에서 4년 만에 다시 타오바오를 악명 높은 시장으로 지목했다.(☞보고서 바로가기)
USTR은 2006년부터 매년 스페셜301 보고서를 통해 악명 높은 시장 리스트를 발표해 왔다. 이후 2011년부터는 악명 높은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따로 분리해 발표하는 중이다.
보고서의 리스트 선정 기준은 지식재산권(IPR)을 침해하는 상품들을 올리는데도 관련 법 위반 사항에 대해 검토할 관련 부서가 없으며, 일반적인 지식재산권에 대한 분석이나 해당 국가나 경제권에서 이들에게 제재를 할 환경이 되지 않는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USTR은 "특정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미국 콘텐츠 제작자들이나 브랜드 소유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상당한 해적판, 가짜 저작물들을 다루는 웹사이트들을 리스트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 와중에 타오바오가 다시 악명높은 시장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이유는 뭘까?
USTR은 보고서를 통해 "타오바오는 대량으로 가짜 혹은 해적판 상품들이 판매되는 것을 허용해 왔고, 저작권자들의 요청에 따라 불법적인 판매나 관련 상품을 제한하는 것에 저항해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타오바오는 중국 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며 1억개가 넘는 제품과 서비스 리스트가 올라와 있다. 그러나 저작권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타오바오에서 여전히 가짜나 해적판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USTR 보고서는 타오바오의 모회사인 알리바바 그룹이 그동안 타오바오에서 문제 소지가 있는 3억8천만개에 달하는 상품 리스트를 제거하고, 18만개 타오바오 내 입점한 상점들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3진 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해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불법 상품들이 많아 미국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악명 높은 시장 보고서는 미국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글로벌 기업이나 정부를 압박하는 용도로도 악용돼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일종의 보호무역주의적인 태도를 취해온 것이다.
이 때문에 다니엘 장 알리바바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메일에서 "악명 높은 시장 보고서에 타오바오를 올린 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발동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관련기사
- 알리바바 마법…윈OS 폰 1억대 돌파 전망2016.12.25
- 알리바바, 11월11일 광군제 매출 무려 21조 원2016.12.25
- 中 애플워치 짝퉁 '봇물'…"원조보다 좋아?"2016.12.25
- 월드 랠리서 만난 현대차 vs 토요타…"여기선 빠른 제조사가 1위"2024.11.22
장 CEO는 자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공개메일에서 "보호무역주의는 전 세계에 항상 있었고,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지 않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었다"며 "세계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어떤 나라들은 울타리로 자국을 막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방법을 동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부당한 이익을 위해 문제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USTR의 결정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