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정책, B학점...제도 개선 성과! 이제 지평 넓혀야

[혁신성장 정책 3년 성적표]⑥ SW 정책

컴퓨팅입력 :2020/05/06 06:58    수정: 2020/05/06 15:36

김우용, 김민선 기자

지디넷코리아는 5월20일 창간 20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3년’을 12개 분야로 나눠 평가하는 시리즈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를 위해 업계와 학계의 전문가 41명으로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소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 시리즈 기사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더 알차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⑥ SW 정책, B학점...제도 개선 성과! 이제 지평 넓혀야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이른바 'DNA'는 혁신성장 정책의 핵심 키워드다. 정부의 올해 선언은 'DNA 기반 디지털 선도국가'다.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디지털 전환이 사회적 화두 중심에 서있다.

디지털 전환의 중추는 당연히 소프트웨어다. 그러나 이제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소프트웨어 정책은 모든 산업과 연관되므로 중요성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진다.

['문재인 정부 혁신성장 정책 3년 성적' 이렇게 매겼습니다]

정부의 소프트웨어 정책은 매우 예민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주요 투자 분야인 인공지능 기술은 일자리 감소를 수반하는데, 역으로 새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 체계로 전환되고 있어 기존 사업자의 변신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력이 절실해지고 있지만, 당장 시장에서 활용할 자원을 키워내기까지 고난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에 나름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데이터3법 개정, 클라우드 규제 개선, 인공지능 육성 정책 등 의제의 방향성과 실행 의지가 높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작년까지 미진했던 데이터 활용 분야가 올해 법개정으로 새 전기를 맞았다는 점, 인공지능 교육 및 진흥 정책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픈소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고평가됐다.

■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등 제도 정비는 소기 성과

데이터 3법 개정은 현 정부의 SW 규제 개선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올해 1월로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이 개정돼 데이터 기반 산업이 비로소 출발선에 서게 됐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 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통계 작성, 연구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상업 통계 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해 가명 정보를 신용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용·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개인정보 관련 내용을 모두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데이터 3법 통과로 데이터를 분석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동안 법의 장벽에 막혀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수많은 빅데이터 분석의 길이 열린 것이다. 데이터 기반 사업자의 등장도 상상할 수 있게 됐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교수는 "일단은 데이터 경제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법적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데이터 친화적인 정책이 코로나19와 맞물려 제대로 유지된다면 성공적인 데이터 경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사회,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역으로 데이터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계기였다. 우리나라 정부는 투명하게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는 한편, 강력한 역학조사를 바탕삼아 감염병 확산 차단을 시도했다. 정부 부처, 통신사업자, 금융기관 등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함으로써 속도감있는 확진자 동선 공개가 가능했다.

최경진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관련 진단데이터가 우리나라만큼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며 "환자를 분석하고 동선을 추적하는 엄청난 데이터였으며, 이것이 데이터 경제를 뒷받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3법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 많다. 불확실성을 품은 법률의 한계를 해소하는 적절한 후속조치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사진=pixabay)

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은 "데이터 3법은 머신러닝이 많은 사회적 문제의 답을 찾는 중요한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단, 익명화 절차 등 법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후속 조치들이 빨리 이뤄져야 실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기술 정책은 AI다. 정부는 AI를 전 산업분야로 확산시켜 미래의 산업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민석 학장은 "우리나라가 꽤 많은 인공지능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 전략으로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했다는 의미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정연 서강대학교 교수는 "현 정부에서 범 부처별로 인공지능 100대 과제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인공지능 진흥 시대를 열었다고 생각한다"며 "인공지능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세상이 오고 있는데, 각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인재들을 제대로 공급하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확대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이런 차원에서 현 정부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육성 정책의 핵심에 인재양성 정책이 많이 반영되고 있고, 인공지능 대학원 지원 사업을 포함해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국내에서 활동하기 좋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들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AI 정책은 기반 기술 확보보다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초부터 시작해 과실 수확 시기를 늦추지 말고, 빠른 시간 안에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다. 이는 사실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자칫 속도전으로 매몰돼 허구를 쫓거나 소탐대실하기 쉽다.

최경진 교수는 "법제도를 정비하는 건 좋지만 너무 장밋빛 미래를 그리면 안 된다"며 "인공지능 하면 로봇이나 휴머노이드 같은 걸 생각하는데, 현실적이고 활용할 만한 인공지능을 해야지 허황된 것에 돈을 투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 활용도 중요하지만, 관련 기초기술이 너무 없다"며 "GPU 같은 하드웨어,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게 만드는 음운록적 기술, 인공지능 윤리 같은 기초분야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데이터 3법,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등이 인공지능의 핵심"이라며 "다같이 어우러져야 인공지능이 발전할 수 있으므로 종합적으로 정책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전략, 인공지능 전략, 데이터 전략을 따로 세우는데 하나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석 교수는 "인공지능이 머신러닝 기술 자체, 도메인 지식, 데이터 그리고 인력이 어우러져야 하고, 모든 산업 도메인 분야를 다 잘할 수는 없으므로 선택을 위한 광범위한 투자와 선택된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같이 필요하다"며 "대규모 투자 관점에서 전략이 다소 부족해 보이며, 이 부분에서 데이터와 시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 대대적인 협력 모델을 바탕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한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클라우드 관련 규제는 지난 1년간 특별히 바뀌지 않았다. 현 정부들어 꾸준히 규제 완화란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민간 클라우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금융기관의 클라우드 이용이 용이해졌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정부 정책 방향성에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일단 공공 분야의 클라우드 확산엔 높은 점수를 줬다.

최경진 교수는 "클라우드를 활성화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공공분야에서 활성화시켜 민간으로 확산시키는 것인데, 정부는 공공분야 확산에 많은 신경을 썼다"며 "작년 말 행안부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클라우드를 좀 더 쉽게 공공에 도입할 수 있게 안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은 20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개정된 진흥법은 ▲소프트웨어 창업 활성화 ▲소프트웨어 지식재산권 보호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소프트웨어 연구 및 기술개발 촉진 ▲소프트웨어 융합 촉진 ▲공공분야 SW 발주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서버실

이민석 교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은 여러차례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예전의 공공 SI 관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SaaS 기반으로 고객 요구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을 추구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장 상황과 잘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조달 체계 등 관련 절차에 훨씬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SI 중심 진흥정책, 접근법 바꿔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 정책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산업 진흥 방안이 시스템통합(SI) 분야로 한정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평이 전보다 넓어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정연 교수는 "현 정부 들어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다시 SI업체로 한정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사실 소프트웨어 산업은 SI업체나 솔루션 사업체뿐 아니라,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인터넷플랫폼 사업자, 게임사업자,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필수 요건으로 하는 산업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반도체 사업마저도 시스템반도체와 같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세상"이라며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평은 인공지능 융합의 확대에 따라서 거의 전 산업에 이를 것이므로, 변화하는 산업계의 진화를 반영해서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분야는 하도급 계약 문제다. 공공 SI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더해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혹은 일감몰아주기 등을 단속하고 있다. 또 하도급 계약 문제에 대한 집중적 관리·감독이 이뤄졌다.

이민석 교수는 "공공 SI 시장은 대형 차세대 사업이 많았지만, 고질적인 저예산 구조, 잦은 사업 변경 문제에 대한 대책 부족 때문에 시장 활성화를 이끄는 효과가 부족했다"며 "소프트웨어 시장의 변화에 아직 정부 소유 시장조차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 기관의 클라우드 인프라 채택을 유도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행정안전부와 함께 민간 클라우드 채택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다양한 내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한편, 디지털 정부 혁신 사례를 발굴해 소프트웨어 분야 신기술 기업의 성장을 도왔다.

그럼에도 큰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새로 성장한 SaaS 기업의 경우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이용이 많은 탓에 공공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 위주의 공공시장 나눠 먹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민석 교수는 "정부가 시장 관련으로 취할 수 있는 정책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관리하는 일과 적어도 정부가 가진 시장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작년 동안 전향적인 정책 변경이나 조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을 진흥하는 방안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규제샌드박스 같은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 도입됐으나 하드웨어 분야에 치우쳤다. 데이터바우처 사업, AI 펀드 등이 진행되지만 시행 초기라 성과를 도출하기 이른 시점이다.

지난 정부에 출범했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현 정부 들어 존재감을 많이 잃었다. 연구소의 입지가 오히려 축소됐다는 지적도 있다.

서정연 교수는 "소프트웨어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하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를 국무총리 직속 기관으로 승격해야 하지만, 오히려 과기정통부 산하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소속 연구소로 입지가 축소돼 유감"이라며 "연구소를 독립된 정부출연 기관으로 승격시키고, 과기정통부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부서에서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진 교수는 "이제 교두가 만들어진 거라 정책 노력과는 별개로 시장에 임팩트가 있었던 건 많지 않았다"며 "실제 효과를 기다려야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언택트, 비대면, 온라인 등이 추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비대면이라기보다 온라인 대면 경제인데, 이 기회가 하반기의 발전을 오히려 견인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면 정부도 지금 방향대로 의지를 가져가면서 실행하고, 그에 응해 민간도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오랜 기다림을 강조했다. 성과를 내도록 성장하기까지 끈기있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정책은 정권에서 집중적으로 투자되는 분야다.

그는 "데이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종이 코로나 시대에서 성과를 낼 때까지 버텨야 한다"며 "창업자금 초저리로 융자한다거나, 혁신사업에서 대형 기업이 상생할 수 있게 인센티브를 주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소프트웨어 교육 투자 더 강화해야

문재인 정부의 소프트웨어 교육 정책은 기존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 정책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정부의 소프트웨어교육 정책은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으로 나뉜다. 2015년부터 초중등 교육과정에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해 시행중이며, 소프트웨어중심대학을 지정했다. 현재 초등학교는 6년 간 17시간, 중학교는 3년간 34시간 이상을 정보교과로 가르치고 있다.

서정연 교수는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에서 기본 활용될 것이므로 이제 모든 사람들이 분야에 관계없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춰야 한다"며 "초중등 교과과정에 정보교과 시수를 충분히 늘려서 모든 학생이 구구단처럼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 시간을 대폭 늘려서 최소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7년간 매주 한시간씩 정규교육을 실시해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중등교육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게 2018년부터기 때문에 현재 고등교육기관의 비IT전공 학생 대다수가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여러 대학교에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 교수는 "교육 과정에서 기초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는 학교가 많이 늘고 있는데, 이는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중심대학 지원 사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대학의 모든 전공에서 인공지능을 융합한 교과목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으므로, 전공에 관계없이 모든 분야의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소프트웨어를 알아야 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중심대학 사업이 문재인 정부에서 매우 중요하게 지속적으로 지원되는 아주 좋은 사례"라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업은 정권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차질없이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현정부에서 소프트웨어중심대학 후속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데 차질없이 기획돼 젊은 인재가 미래 먹거리에서 활발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선정된 학교당 연간 20억원을 지원한다. 8개 대학이 선정돼 학생을 선발중이고 지속적으로 학교를 늘려갈 예정이다.

서 교수는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사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인공지능 전문가를 양성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되고 있다"며 "더 많은 대학원생을 배출하도록 함으로써 많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인재를 채울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적으로 충분히 우수한 인공지능 인재가 넘쳐날 때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인공지능 전문가 교육의 저변확대를 충분히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에 지원하는 예산을 좀 더 늘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원을 만들기에 부족한 액수란 것이다.

정부는 또한 우수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이노베이션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750명을 선발하고 257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민석 교수는 "고등교육에 있어 전향적인 정책들이많이 실행됐고, 이제 5년차에 이른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의 경우 직접적인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융합 인력의 양성에 도움이 큰 도움을 주고 있고, 개발자를 구하는 기업과 학생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초중등 교육은 아직 혼란의 시기인데, 불충분한 시수를 가진 교육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강사와 콘텐츠, 교실 인프라 등의 부족이 해결해야할 일인데 빠른 투자도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어, 교육부의 전향적인 태세 전환이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전략 외에 '체계 혁신' 필요

문재인 정부의 소프트웨어 정책을 진단한 전문가들은 정부 전반의 체제 혁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이 한 박자 느리고 유연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책 기획 단계부터 실행,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전문성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문재인 정부가 소프트웨어를 혁신 성장의 핵심으로 삼았지만, 의사결정과 실행 체제가 과거와 똑같이 경직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의 정책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비용절감 일변도의 공공IT시장 예산을 대국민서비스 품질 향상 중심으로 바꿔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IT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 기관의 담당자가 의지를 갖고 있어도 전문적인 지식 부분에선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업계 전문가와 공공 담당자 사이의 격차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를 건설이나 노동, 기술부품 정도로 여기는 사고 방식이 여전히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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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연 교수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산업은 세계적으로도 그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라며 "산업의 특성을 잘 살리려면 정부의 규제를 최소화 해야 하고, 기업의 자율성과 시장경제체제를 최대한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거의 모든 산업 부분에 대해서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공정 경쟁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규제개혁 부문에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