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웹툰2] 생각깊은 조카·철부지 삼촌의 한집살이 ‘친하게 지내자’

영일 작가 “수수해도 진심어린 만화로 느껴졌으면”

인터넷입력 :2020/05/03 09:41    수정: 2020/05/03 09:41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열 번째 인터뷰는 상처받기 싫어 서로의 속내를 감춘 채 한집살이를 시작한 조카 '모나'와 삼촌 '한수'의 이야기 ‘친하게 지내자’를 그린 영일 작가다. 사람에 지친 이들이 늘어나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도 많아지는 시대,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은 깊은 조카와 아직 철부지 같은 삼촌의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쇼미더웹툰 '친하게지내자']

영일 작가가 그린 인터뷰 관련 이미지

다음은 영일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말 그대로 친하게 지내자는 의미입니다. 살면서 크고 작은 배신을 당한 이후 사람에게는 절대 기대지 않겠다는 생각이 오래도록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이 만화를 그리기 시작할 즈음에는, 제게 이런 이야기가 필요해졌던 것 같아요.”

Q.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극작가 지망생이었습니다. 별다른 성과 없이 습작기를 보내던 차에, 졸업이 다가오니 버킷리스트라도 채워야겠다 싶었습니다. 그 리스트에 '네이버 베스트 도전 만화 되어보기'가 있었고 그렇게 만화를 올렸는데, 이를 통해 데뷔하게 됐네요. 해보니 만화가 체질이라 만족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베스트 도전은 아직 못 돼 봤네요.”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이기에 그의 영화를 자주 돌려봅니다. 특히 ‘태풍이 지나가면’을 보면 그런 장면이 나오거든요. 이혼한 부부와 그들의 아이가 태풍 부는 날 밤 놀이터에서, 놓친 복권표를 붙잡으려고 그 비바람 속을 웃으며 함께 뛰어다니는 장면. 그렇게 삶을 탁월하게 비유해낸 순간을 보게 되면 감동이죠. 그 외에도 제가 사랑하는 작품들을 보고 또 보고 봤던 거 다시 보고...그럽니다. 영감을 받는다기보다는 그 이야기가 있음으로써 내가 그걸 만나는 게 힘이 돼요.”

Q.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아무래도 건강이 문제입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 둘 다요. 만화가는 병뚜껑을 열지 못한다는 풍문이 있던데 저는 진실로 그렇습니다. 건강 보조제를 챙겨 먹고 스트레칭이라도 하며 애씁니다. 마음의 경우에는, 그냥 멘탈을 단련하는 수밖에는 없는 듯합니다. 기분이 진창인 날엔 우주 동영상을 보는데요. 어차피 다들 이렇게 살다가 끝에는 뼈가 되는 한시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좀 낫습니다.”

Q. 작가가 꼽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개상 하이라이트는 아직인지라 지금까지의 연재분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자면 90화에 나옵니다. 조카 모나가 삼촌 한수가 준 단호박을 방바닥에 던져 깨며 '이런 걸 주니까 싫은 거야'라고 하는 장면입니다. 그 이유는...글쎄요. 남의 작품 보고서 좋은 이유 대라면 곧잘 하는데, 제 거라서 잘 모르겠어요.”

레진코믹스 웹툰 '친하게 지내자'(작가 영일),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Q. 이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원래는 주인공인 삼촌이 상당히 비호감이었습니다. 제가 속좁고 멋없고 이기적인 캐릭터를 좋아하는지라 한수를 아주 밉상으로 설정했었죠. 그런데 그대로라면 아무도 이 만화를 안 볼 것 같아 다정하고 인자한 삼촌으로 상향 패치 했습니다. 와중에도 멋진 남주는 싫었기에 대신 찡찡이 울보 설정을 넣었습니다.”

Q. 이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무얼 하시고 어떠한 분이시든 간에 모쪼록 정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그런 부분에서 바라는 건 없어요. 수수해도 진심 어린 만화로 느껴진다면 좋겠네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차기작을 구상 중이신가요?

“무사히 완결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겠고요. 차기작은 아마, 아무개 없이 '아무개네 분식'을 운영하는 어느 가족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름 석자는 같으나 서로 몹시 다른 두 여중생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겪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름'에 관련된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차기작 무지하게 하고 싶습니다. 하게 된다면 정말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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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친하게 지내자'에 독자님의 소중한 시간을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디 남은 이야기 끝까지 쭉 친하게 지내주세요. 그리고 여러모로 시절이 어려운데 지금 어디에 계시든 거기서 잘 지내주세요. 저도 지금 여기서 잘 지내도록 노력할 테니까요. 독자님도 저도 잘 지내요,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