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무난한 실적에 주가는 10%나 폭등…왜?

"더 이상 바닥은 없다" 공감대…유튜브 약진도 긍정적

인터넷입력 :2020/04/29 14:22    수정: 2020/04/29 15:0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무난한 성적표에도 투자자들이 열광했다.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얘기다.

알파벳은 28일(현지시간) 실적을 공개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0%나 폭등했다.

1분기 성적표만 보면 이해하기 힘든 결과다.

알파벳은 1분기 매출이 412억달러(약 50조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수준이다. 월가 전망치인 408억 달러는 무난히 넘어섰다.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조금 달랐다. 1분기 80억 달러(약 9조8천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66억 달러는 넘어섰다. 하지만 주당 수익은 9.87달러로 월가 기대치 10.33달러에 미달했다.

(사진=씨넷)

구글은 “2월까진 아주 좋았는데, 3월 들어 부진했다"고 밝혔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그런데 주가는 과도할 정도로 뛰었다. 실적 공개 직후 3% 가량 상승했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 가량 폭등했다.

투자자들은 왜 이렇게 구글 실적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걸까? CNBC가 그 이유를 몇 가지로 분석했다.

1. 최악의 시간은 끝났다.

이날 선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와 루스 포랫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두 “2분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애널리스트들과 질의 응답 시간에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왔다.

포랫 CFO는 “3월 광고 매출이 갑작스럽게 폭락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여기까진 굉장히 절망적인 얘기였다. 그런데 이어진 말이 많은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4월엔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한 것.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씨넷)

CNBC에 따르면 포랫 CFO는 “3월말부터 지난 주까지 추산을 토대로 볼 때 검색 매출이 더 악화되진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용자들이 상업 활동을 서서히 하기 시작한다는 신호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 투자자들은 큰 기대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 유튜브는 건재했다

또 다른 긍정적인 신호는 유튜브다. 이날 구글은 1분기 유튜브 광고 매출이 40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해보다 3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유튜브 매출은 코로나18 팬데믹이 본격화된 3월 중순까지도 강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자세한 내역을 보면 더 흥미롭다. 예상대로 기업들의 브랜드 광고는 줄어들었다. 반면 소비자들이 직접 유튜브 영상을 누르면서 발생한 광고는 1분기 내내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구글 측이 밝혔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하는 사람이 늘면서 오히려 유튜브 이용량은 크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3. 검색 광고 빠른 회복 기대

구글 서비스 이용도 함께 늘었다. 3월 들어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건수가 2월보다 30% 가량 늘었다고 구글이 밝혔다. 유튜브 시청 시간 역시 크게 증가했다.

선다 피차이는 검색 광고와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전망을 내놨다. 검색 이용량이 크게 늘면서 검색 광고의 투자대비 산출도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에 있는 구글 본사 (사진=씨넷)

선다 피차이는 “2008년 세계 불황 때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경기가 회복되면 검색 광고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4. 비용절감 계획도 긍정적

구글이 4월 이후 비용 지출을 대폭 줄인 점 역시 투자자들에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분석됐다. 구글은 최근 올 들어 채용을 대폭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 지출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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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치들이 수익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했다.

또 구글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예정대로 집행하겠다고 밝힌 부분도 투자자들에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CNBC가 분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