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6년만에 영업이익률 '최저' 인건비율 '최고'

"대기업 매출 외형 성장 한계점 도달…영업 내실 부진"

디지털경제입력 :2020/04/28 08:38    수정: 2020/04/28 09:18

지난해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2013년 이후 가장 낮고 인건비율은 가장 높아 기업의 경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 신경수)는 ‘2013년~2019년 7년 간 국내 100대 기업 경영 성과에 따른 인건비 및 고용 현황 분석’ 결과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96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1천6조원 때의 95.8% 수준이고, 2013년(995조원)과 2014(978조원) 때보다 더 적다. 지속성장경연구소는 "국내 대기업의 매출 외형 성장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매출 외형 성장이 한계점에 도달한 것뿐 아니라 영업 내실도 부실해졌다. 지난해 100대 기업 영업이익 규모는 43조6천309억원이다. 2017년 94조1천213억원, 2018년 97조6천422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46.4%, 44.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00대 기업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가장 낮았다. 2014년(47조9천866억원), 2015년(52조511억원), 2016년(58조3천336억원) 때보다 낮았다.

이같은 결과는 제품, 서비스 등의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한 매출 하락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100대 기업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인건비 규모는 2013년 57조2천505억원, 2014년 59조6천362억원, 2015년 63조2천869억원, 2016년 63조9천196억원, 2017년 64조3천584억원, 2018년 68조1천949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8조1천528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연구소 측은 "통상적으로 인건비가 증가하게 되면 고용이 늘거나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높아지는 것으로 연결된다"며 "때문에 인건비 증가로 고용이 증가했다는 단면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긍정적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7년 간 임직원 고용 숫자는 2013년 80만4천182명, 2014년 81만9천443명, 2015년 84만4천387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고용 인력은 2016명 83만132명으로 줄었다가 2017년(82만1천410명), 2018년(83만3천214명), 2019년(84만2천586명)에는 연속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내실 등 경영성과와 인건비·고용 상관관계를 보면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4.5%로 2013년 이후 최저, 매출 대비 인건비율은 7.1%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2017년에는 이익률(9.7%)이 인건비율(6.6%)보다 더 컸다. 2018년에도 상황은 비슷해 2017년과 2018년 이익률이 인건비율 보다 2.9~3.1% 정도 높았다. 반면 지난해는 인건비율이 이익률보다 2.5%나 높았다. 이는 2013년~2016년 사이 0.3~1.2%로 인건비율이 이익률보다 더 높은 것과 비교해도 2배에서 8배 정도 높은 비율이다.

지난해 100대 기업 인건비가 높아진 이유 중에는 고액 보수를 주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를 9천만 원 이상 고액 보수를 주는 기업 수는 2013년에는 5곳 밖에 되지 않았다. 이후 2014년 7곳, 2015년 8곳, 2016년 11곳, 2017년 12곳, 2018년 17곳으로 점점 증가했다. 지난해는 처음으로 20곳이나 됐다.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 원 넘는 기업 숫자도 2013년 2곳에서 작년에는 처음으로 10곳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측은 "최근 7년 중 영업이익이 가장 적을 때 고액 보수를 지급한 기업 수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많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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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 대표는 “국내 대기업의 경우 경영 성과와 상관없이 임직원들의 보수는 꾸준히 상승하다 보니 저효율 고비용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경우 우수 인재의 이탈화 현상은 물론 대기업조차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오프 쇼어링(Off-shoring)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 중 하나이다”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기업들이 국내로 복귀하려는 리쇼어링(Reshoring) 바람이 활발해지려면 인건비 문제를 어떻게 풀지가 가장 핵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