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기업 영상회의 활용 32% 불과...외산이 70%

산기협, 연구소 보유 기업 1035곳 조사...장비 사용 연구비 인정 요청

국내 연구개발(R&D) 기업 68%는 비대면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활용 기업 69%는 외산 시스템을 사용, 국산 시스템 활용률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상회의 사용 비용을 연구비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제도화도 요청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 회장 구자균)는 지난 4월 8일부터 20일까지 연구소 보유기업 1035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19에 대응한 기업의 영상회의 시스템 활용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기업 68%는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R&D 활동에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32%만 국내외 거래처와 회의 및 사내 업무회의에 영상회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의 활용 빈도는 주2회 미만이 79.9%로 나타났고, 활용을 하되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활용 업체 중 36.9%는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시스템 사용에 불만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유는 끊김 현상 등 네트워크 불안정과 영상 및 음성 품질 상태 불량, 보안 우려, 인원 제한 등을 지적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비대면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 69.3%는 외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국산 시스템 사용 기업은 29.2%에 불과했다. 자체 개발해 사용한다는 곳도 1.5%에 달했다.

응답 기업들은 국산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 기능면에서 해외 시스템보다 미흡하고, 또 해외업체와 거래시 사양이 같은 해외시스템을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반면 해외 시스템은 해외 서버 사용에 따라 보안이 취약하고 서비스 지원을 받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시스템 사용에 대한 비용부담(49.7%), 활용정보 부족(41.3%), 낯설음 및 거부감(25.8%) 순으로 나타났다. 효과가 크지 않아 활용 필요성이 없다는 응답도 37.8%나 됐다.

기업의 비대면 R&D 활동을 위해 정부가 영상회의 시스템 관련 지원을 해야한다는 응답이 55.7%였고,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15.6%로 나타났다. 지원의 경우, 시스템 사용을 위한 웹캠이나 마이크 등 영상회의 관련 부대장비 구입까지 지원해야한다는 응답(63.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시스템 사용비 지원(49.0%), 비대면 협업시스템 구축지원(44.2%) 순으로 요청했다.

특히 정부 R&D사업시 보건용 마스크 구입과 같은 방역물품 비용을 연구비에서 집행할 수 있게 되었듯이 영상회의 사용비용도 연구비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를 요청했다. 또, 국산 시스템 활용을 위해서는 국산 시스템 홍보 및 보급 확대, 영상회의 활용 편리성을 제고를 위한 표준안 마련과 보급, 장비 및 솔루션 개발을 위한 R&D 지원 등이 필요하고, 이를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R&D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들이 R&D 활동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솔루션 활용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면서 "최근 비대면 솔루션 시장의 급속한 확대가 자칫 선발 주자인 외산 제품 차지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우수 국산 제품에 대한 보급 및 활용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