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까지 전 세계 실물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경영계가 기업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총체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영발전 자문위원회'에서 "기업들이 이번 공중보건위기라는 외부의 불가항력적 요인으로 떠안게 된 경영위기를 버텨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총체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적으로 인적·물적 교류가 사실상 차단됨에 따른 경제 충격이 2분기 기업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대한 타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전자, 섬유, 철강, 정유 등 주요 제조업의 경우 해외 수요절벽에 따른 수출 격감, 해외공장 가동 차질 등이 겹치면서 올해 2분기 대폭적인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손 회장은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해외의 경제활동이 풀리지 않으면, 그만큼 충격도 오래 갈 것"이라며 "앞으로 전세계적 경제활동이 단계적으로 재개된다하더라도 실질소득 감소나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와 전반적인 경제활동은 상당 기간 위축된 상태가 오래 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긴 안목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말까지는 세계적인 실물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기업들이 경영위기를 버텨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총체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간 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대책을 마련하여 대응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대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문제가 생겼을 때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대기업이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과감하고 충분한 정부 지원이 요청된다"며 "경영악화로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이 이번 위기를 버텨나갈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발행 지원프로그램과 채권시장안정 펀드의 규모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금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인한 흑자도산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기업 고용 유지를 위한 정책역량이 집중돼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손 회장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까지는 매출이 저조하고 일감 자체가 격감된 상황에서도 예년 수준으로 지출되는 인건비 부담을 소화해 나가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몇 달 더 간다면 막대한 고용 유지 비용 자체를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노동계도 일자리 유지를 위해 고통을 분담하고, 정부도 고용유지지원금 및 고용유지세액공제 확대 같은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여 노사정이 함께 상생적 협력을 통해 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지키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상황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개원하는 21대 국회가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구심점으로서의 역할과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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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코로나 시대에는 많은 것들이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 지속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제조업 글로벌 공급망이 축소되고 세계화가 위축되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글로벌 생존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비해서 글로벌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선제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규제혁신을 통해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성 향상과 新 성장 동력 확대로 경제 체질을 강화하며, ‘기업의 氣’를 살려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