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업계, 코로나19 희비…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카메라 모듈업계는 '애플', 반·디 장비 업계는 '낸드·OLED'가 효자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4/16 16:58    수정: 2020/04/16 17:16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공급망 이슈로 올해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카메라 모듈 및 인쇄회로기판 업계 중에선 애플을 주요 거래선으로 확보한 기업들이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소재 업계에선 낸드플래시와 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무난한 성적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비롯해 이녹스첨단소재, SK머티리얼즈, 파트론, 비에이치, AP시스템, 원익IPS 등의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1분기 소부장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전방 산업의 수요 침체 속에도 주요 거래선향 수주효과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소부장 업체들이 이달 말부터 '2020년도 1분기 실적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전자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전략 거래선에 따라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이 희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도 일부 기업들은 주요 거래선의 투자확대와 신제품 출시효과로 성과를 봤다"고 전했다.


■ 카메라 모듈 업계, 수요 침체로 '갤럭시S20 출시효과' 기대 이하

카메라 모듈 업계의 1분기 실적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시장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성전기, 매출 2조261억원·영업이익 1천537억원 ▲파트론, 매출 2천512억원·영업이익 142억원 ▲LG이노텍, 매출 1조7천320억원·영업이익 689억원이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삼성전기와 파트론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고, LG이노텍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기와 파트론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침체 영향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에 고사양 멀티카메라 모듈을 공급(갤럭시S20 시리즈)해 매출을 확대했지만, 3월부터 본격적인 수요 둔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카메라 모듈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삼성전기 2020년도 1분기 실적 전망치. (자료=대신증권)

반면, LG이노텍은 애플이 기존 아이폰 시리즈(아이폰11 등)의 할인판매와 함께 새로운 중저가 제품(아이폰SE)을 출시에 돌입하면서 카메라 모듈 공급효과로 1분기 실적 선방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인쇄회로기판 업체인 비에이치 역시 마찬가지다. 비에이치의 1분기 실적은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 매출 1천271억원·영업이익 73억원이 예상, 작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아이폰SE 출시효과(경연성인쇄회로기판 공급)로 모두 증가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1분기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 수익성이 예상대비 선전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략고객사(애플) 신모델(아이폰SE) 출시 지연이 우려됐지만, 생산이 3월에 진행됐다"며 "(더불어) 1분기(3월 31일 기준) 원달러 평균환율이 1천194.5원으로 2019년 4분기 대비 19원, 3월 한달 기준 45원 상승한 효과도 봤다"고 전했다.


■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소재, 'OLED·낸드플래시' 부문에서 호조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소재 업계의 1분기 실적은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AP시스템, 매출 1천194억원·영업이익 75억원 ▲원익IPS, 매출 1천575억원·영업이익 92억원 ▲이녹스첨단소재, 매출 715억원·영업이익 63억원 ▲SK머티리얼즈, 매출 1천931억원·영업이익 481억원이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AP시스템과 원익IPS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이녹스첨단소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수치다. SK머티리얼즈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든 수준이다.

AP시스템의 1분기 실적 선방은 코로나19에도 특히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장비수주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과 2월에만 BOE와 CSOT에 2천340억원 규모의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ELA(레이저 열처리·Excimer Laser Annealing) 장비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AP시스템 2020년도 1분기 실적 전망치. (자료=IBK투자증권)

다만, 원익IPS의 1분기 실적은 반도체 장비 공급효과가 있었지만,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 대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서버 시장의 수요 확대로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투자(시안)에 따른 낸드플래시 장비(몰딩)를 공급했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로부터 수주한 장비(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 장비)는 물류지연으로 실적에 반영되지 못한 탓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향 반도체 장비 공급은 1분기에 원활하게 공급됐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향 장비공급이 당초 예상과 달리 지연되면서 실적에 반영(2분기 반영 예정)되지 못했다"며 "1분기 실적은 매출 1천377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이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녹스첨단소재의 1분기 실적 둔화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판매 부진과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가동 지연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실적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녹스첨단소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OLED의 주요 소재인 봉지재, 광감응성폴리이미드, 백플레이트 필름 등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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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SK머티리얼즈의 1분기 실적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에 따른 매출 감소 영향 속에도 OLED용 특수가스와 반도체용 특수가스 공급확대(매출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는 1분기) 국내 디스플레이사의 LCD 패널 철수에 따른 매출 감소가 반도체향 매출 증가로 상쇄되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수가스 사업부에서 디스플레이향으로 공급하는 매출 내 OLED 비중이 LCD 대비 높아 우려 대비 매출 감소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한다. 또 반도체 고객사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예상보다 견조한 (반도체용 특수가스가)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용으로 공급하는 각 소재의 제품별 매출 규모는 작으나 제품의 수가 증가했고, 출하량 또한 증가해 실적을 적극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