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 업계 1Q 실적 시즌...코로나19 변수 주목

스마트폰·TV 침체에도 반도체, 서버 수요 확대로 선방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4/14 18:1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국내 전자 부품 기업들의 올해 첫 실적이 발표되는 어닝시즌이 다가왔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방 산업의 수요 침체가 관련 기업들에게 얼마나 타격을 줬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3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29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3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를 필두로 국내 전자 부품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는 모바일향 D램 수요 약화 속에서 데이터센터 서버향 수요가 증가, 가격 상세로 전체 업황 개선을 견인했다"며 "디스플레이 산업은 TV, 스마트폰, 모니터, 노트북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세트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적 하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포함)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컨센서스(실적 평균치) 대비 영업이익이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반도체, 서버 시장이 코로나19로 침체된 모바일 수요 침체 상쇄

삼성전자는 지난 7일 1분기 잠정 전사실적으로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천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사업을 포함한 부문별 실적은 29일로 예정된 연결기준 실적발표를 통해 공개될 예정으로, 반도체 사업 부문 실적은 매출 16조원 이상, 영업이익 3조8천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56% 이상 늘고, 영업이익은 7.81%가량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72% 이상 줄고, 영업이익은 10.24%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서버 및 네트워크 업체의 설비투자 증가, 코로나19의 반사이익으로 추가 수요가 발생해 서버향 반도체 수요는 확대, 가격 상승이 예상 수준을 상회했다"며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은)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8%, ASP(평균판매가격)는 +4%를, 낸드 비트그로스는 -5%, ASP는 +5%를 전망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중국향 서버, 스마트폰, PC 부문이 부진했지만, 수급개선으로 D램 ASP는 상향됐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실적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매출 6조8천205억원, 영업이익 4천664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0.71% 늘고, 영업이익은 65.87%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4% 줄고, 영업이익 97.63%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과 비슷한 실적 흐름이지만,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영업이익 1조원 전망)와 달리 4천억원 이상의 적자기록이 예상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전방 산업의 성격상 서버와 PC로의 노출도가 크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서버·PC향 D램 출하 비중은 49%로 추정돼 모바일 D램 출하 비중(38%)을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 디스플레이,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TV' 타격에 속수무책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은 매출 5조원 이상, 영업적자 4천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8.03%가량 줄고, 영업이익은 2천억원 가량 적자폭이 증가한 수준이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8.27%가량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천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수치다.

이수빈 연구원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TV 중심의 완제품 생산·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디스플레이(LCD+OLED) 수요도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OLED 패널 비중은 매출의 89%로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큰 사업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판매량)은 2억9천만대로 전분기 대비 22% 감소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20가 하드웨어 측면에서 긍정적 호평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케팅 위축, 이벤트 효과 소멸로 3월 판매량이 예상 수준을 하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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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은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실적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매출 5조1천703억원, 영업적자 3천821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2.05%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2천492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9.49%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398억원 가량 줄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출하면적은 790만㎡, ASP는 542달러로 전분기 대비 각각 14%, 11%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 초기 국면에서는 (중국의) BOE, CSOT 등 우한 현지 패널 업체들의 생산이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중국의 상황은 생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반면, 유럽과 미국의 상황은 두 달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패널의 공급 차질 폭은 예상만큼 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수요 타격의 정도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