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LCD 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의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삼성전자에 LCD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삼성과 LG가 협력하게 될 지 주목된다.
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를 끝으로 국내외 LCD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TV용 LCD 패널수급 공백을 막기 위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의 LCD 패널수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여러 디스플레이 업체들로부터 TV용 LCD 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업계의 위기감이 높은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일본의 샤프가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공급을 중단하자 이에 대응해 대형 LCD 패널 수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나아가 2009년엔 국내 LCD 산업 발전을 위해 양사 최초로 LCD 패널 구매·공급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모니터에 적용되는 LCD 패널을 양측이 구매·공급하는 상생협력을 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삼성전자 TV의 기술 방식(VA)과 LG디스플레이의 TV용 LCD 패널의 기술방식(IPS)이 달라 교차구매에 한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삼성도 IPS와 유사한 PLS 패널을 일부 적용하고 있어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TV에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로 TV 생산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CSOT, 일본의 샤프 등과 함께 삼성전자의 주요 공급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5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을 광저우 8.5세대 LCD 생산라인을 통해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을 공급하면 LCD 사업 부문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TV용 LCD 패널을 공급받을 경우, 중국의 물량공세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대내외적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양사의 대승적인 상생협력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1월 열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광저우 LCD 생산라인은 한국에 있는 파주 팹 대비 근본적으로 인건비와 인프라 운영 비용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코스트 우위 관점에서 광저우 팹을 운영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LG디스플레이가 가진 차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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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8일) 대만의 IT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삼성전자가 TV용 LCD 패널 공백을 메우기 위해 2분기부터 샤프에게 TV용 LCD 패널을 구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즈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샤프와 2분기 말께 LCD 패널을 구매할 예정"이라며 "물량은 올해 300만대에 달할 것이고, 인치대는 55, 60, 65, 70, 75인치 TV용 패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