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생산 공장 가동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광저우 공장은 지난해 준공을 마쳤지만 갑작스런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아직까지 첫 생산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하루라도 빨리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해야 하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30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지난 26일 회사는 전세기를 띄워 290명의 OLED 전문인력을 중국 광저우에 긴급 파견했다.
이들은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아 중국 바이윈 국제공항에 입국했지만, 중국 정부가 격리 예외 적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일정 기간 별도의 공간에서 격리 생활을 거쳐 광저우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들이 하루라도 빨리 광저우 공장의 양산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지속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한 관계자는 "당초 광저우 OLED 공장은 올해 1분기 중에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시점이 미뤄졌다"며 "본격적인 생산시점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어렵지만, OLED 전환 가속화를 위해 2분기 중에 가동에 돌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은 지난 2017년 투자가 결정된 후, 2년여 만인 지난해 8월 준공됐지만, 최근까지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수차례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어왔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월 6만장 규모로 올해 1분기부터 광저우 공장에서 OLED 패널 생산을 시작하고, 오는 2021년 월 9만장까지 생산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동이 늦어지면서 계획보다 TV용 OLED 패널 생산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또다시 양산 일정에 차질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올해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569만대에서 503만대로 12%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또 "춘절 연휴 이후 이탈한 인력과 부품, 소재 등을 확보하고 주요 설비를 배치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근 광저우 OLED 공정 수율 안정화를 위한 추가 핵심설비 입고가 마무리됐고, 일시적으로 귀국했던 연구인력도 다시 복귀해 2분기부터는 가동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코로나19로 광저우 OLED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었지만, 연간 실적은 예년 대비 선방(적자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는 등 TV 시장의 수요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LCD TV와 달리 초프리미엄 시장(2천500달러 이상)을 형성하고 있는 OLED TV는 애당초 공급물량이 적었던 만큼 광저우 공장가동으로 생산량이 늘면서 수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보급형 OLED TV에 사용되는 40인치대 OLED 패널을 본격 양산하면서 OLED TV 진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OLED TV 출시를 고려 중인 세트 업체는 샤프, 비지오, 샤오미, 화웨이 등의 가세로 총 19개 업체(지난해 15개 업체)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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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OLED TV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에도 그간 공급물량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올해 판매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시장의 분위기가 존재한다"며 "더욱이 코로나19로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LCD TV 가격이 상승해 오히려 OLED TV 시장은 올해 소폭 선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23조4천756억원, 영업적자 1조3천59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0.5%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1조668억원 줄어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