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상장사 100곳 중 약 30곳은 주가가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종목 중 85%가량은 주가가 하락했으나 일부 상장사들은 주식 재산이 100억원 이상 불어난 최대 주주들이 많았다.
1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의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일 대비 80일 기준 주가 및 시가총액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개 업종별 매출 상위 5개 기업씩 총 100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폭락했던 주가가 60일을 기점으로 주가와 시가총액(시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1월 20일을 기준으로 이후 60일까지의 상장사 100곳의 시총은 895조원에서 629조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다 70일째 이후에는 687조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열흘이 지난 80일째 되는 이달 9일에는 723조원으로 70일 때보다 41조원(6.1%) 증가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 선언 당시 때 시총 72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국내 주식 시장이 완전히 기지개를 켠 것은 아니다. 국내 2천400개가 넘는 주식종목 중 86%는 지난 1월20일 대비 4월9일(80일)에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가가 배(倍) 이상 증가한 곳이 28곳(우선주 포함)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 기업 멕아이씨에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공호흡기 사용 승인을 받은 곳으로 알려진 회사다. 이 회사의 1월20일 보통주 종가는 1주당 3천945원이었으나, 9일 주가는 2만3천900원으로 80일 사이에 505.8% 뛰었다.
수젠텍(364.6%)과 진원생명과학(359.6%) 두 회사도 3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랩지노믹스(290.6%), EDGC(233%), 씨젠(205.7%) 세 곳은 200%대로 증가했다. 이외 신풍제약(186.4%), 오상자이엘(171.8%), 비씨월드제약(102.2%) 주식종목도 코로나19에도 주가가 배 이상 올라 눈길을 끌었다.
같은 기간 주식재산이 크게 불어난 최대주주 개인도 다수 생겨났다. 셀트리온 헬스케어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이 꼽힌다. 서 회장은 동일한 주식종목으로 지난 1월20일 주식평가액은 2조7천375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9일 4조1천396억원으로 높아졌다.

씨젠 최대주주인 천종윤 대표이사는 1천492억원이던 주식재산이 4천564억원으로 불어났다.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이사(748억원↑),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657억원↑), 일양약품 정도언 회장(637억원↑) 세 명은 주식가치가 500억원 이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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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국내 최대 주식부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19조2천607억원(1월20일)에서 14조 5천843억원(4월9일)으로 80일새 4조6천764억원이 감소했다.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100일이 되는 4월 말 전후로 국내 상장사 100곳의 시총은 800조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상황이 국내서 어느 정도 진정되면 해외에 진출한 제조업체들이 국내로 회귀하려는 리쇼어링(Reshoring), 투명한 정보공개를 위한 시스템 강화 등이 국내에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