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도 OLED TV 출사표…원조 LG전자의 이해득실

제조사 19곳으로 늘어나 점유율 경쟁 치열해질 듯

홈&모바일입력 :2020/04/10 15:45    수정: 2020/04/10 16:42

화웨이가 지난 8일 OLED TV를 첫 출시하면서 시장 개척자이자 원조격인 LG전자 입지에 관심이 쏠린다.

OLED TV 생태계가 확대되며 LG전자가 OLED 대세화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오히려 경쟁 업체가 늘어나 성장률 제고에 대한 걱정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OLED의 가치를 강조한다는 방침입니다.(사진=지디넷코리아)

■ 화웨이 합류…OLED TV 제조사 19곳

화웨이가 이번에 출시한 ‘스마트스크린X65’는 65인치 OLED TV다. 이 제품은 두께가 24.9mm로 얇은 편이다. 베젤도 1.2mm로 최소화했다. TV 상단에는 2천400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가격은 2만4천999위안(약 430만원)이다.

이로써 OLED TV 진영에는 LG전자를 비롯해 중국 샤오미, 중국 하이센스, 중국 스카이워스, 일본 소니, 일본 파나소닉, 미국 비지오, 덴마크 뱅앤올룹슨,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뢰베, 독일 그룬딕 등 19곳의 업체들이 합류하게 됐다.

OLED TV 진영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OLED TV 판매량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OLED TV 판매량은 올해 350만대에서 내년 600만대, 2024년에는 95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도 프리미엄 TV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OLED TV 시장 성장세가 남다르다. 옴디아는 중국 시장의 OLED TV 판매량이 지난해 17만대에서 올해 45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는 2021년에는 7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 LG디스플레이는 '방긋'

OLED TV 생태계 확산에 LG디스플레이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을 독점 생산 중이다. OLED TV 19개 기업 모두 OLED TV를 출시하려면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공급받아야 한다.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LCD 생산라인 전경. (사진=LGD)

LG디스플레이는 늘어나는 OLED TV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가동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저우의 OLED 양산 시기는 계속 늦어지고 있지만 2분기 양산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화웨이가 중국 TV 시장 후발주자로 들어가다 보니 프리미엄 전략으로 OLED TV를 출시한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중국 쪽에서도 OLED TV가 프리미엄 TV로 포지셔닝해 OLED 대세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LG전자 "OLED시장 확대 기회"

다만 완성품을 파는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입장이 다를 수 있다. 당장 OLED TV 경쟁업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선점하고 있는 OLED 시장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운호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입장에서만 본다면 앞으로 점유율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LG디스플레이 내 LG전자 점유율은 60% 내외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면 OLED TV 물량을 지속해서 늘릴 수 있지만, 점유율은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소니 물량과 화웨이 물량은 모두 LG전자에 잠재적 위협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소니의 OLED TV 매출은 6억8천200만달러로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소니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소니의 추격이 남다르다. 일본 OLED 시장의 지난해 누적 점유율 순위는 소니가 40%대로 1위를 차지했다. 소니는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2천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점유율 24.7%로 LG전자(17.3%)를 앞지르기도 했다.

최근 소니는 OLED TV 품질에 대해서도 인정받았다.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소니의 OLED TV(65A9G)를 종합 평가 최고 TV 가운데 두 번째 제품으로 선정한 것이다. 소니 OLED TV는 화질과 HDR 성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쟁 업체가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LG전자는 OLED TV 저변이 확대되는 기회이기 때문에 나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OLED 대세화에 힘을 받아 OLED TV의 원조라 할 수 있는 LG전자의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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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관계자는 “OLED TV 진영이 늘어나면서, OLED TV 대세화 및 프리미엄화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며 “화웨이 등 TV 업체들이 속속 OLED 진영에 합류하면서 OLED가 대세임을 거듭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로 야마토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OLED TV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디고,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에 화웨이가 출시한 OLED TV는 LG나 소니의 점유율을 당장은 손쉽게 가져올 수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