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Hz 지원하는 갤S20에서 '배그' 제대로 못하는 이유

게임사 "120Hz 지원 아직…모바일 기기 수 더 많아져야"

홈&모바일입력 :2020/04/09 08:45    수정: 2020/04/09 10:08

최신 스마트폰 기기들이 120Hz 고주사율의 디스플레이를 속속 장착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사양 게임을 충분히 즐기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게임 소프트웨어가 아직 모바일 하드웨어 사양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 게이밍폰 이어 일반 플래그십폰도 120Hz 디스플레이 장착

주사율은 1초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보여주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1초에 120개의 장면을 보여주면 120Hz, 1초에 60개의 장면을 보여주면 60Hz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흔히 많이 쓰이는 디스플레이 주사율은 60Hz다. 최근 지원되는 120Hz 주사율은 60Hz보다 두 배 더 많은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화면을 끊김 없이 더욱 매끄럽고 부드럽게 보여준다는 장점을 지닌다. 화면을 스크롤해보면 얼마나 매끄럽게 화면이 전환되는지에 따라 주사율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갤럭시S20에는 레이싱 게임 포르자 스트리트가 탑재됐다.(사진=갤럭시 언팩 2020 유튜브 캡처)

120Hz 주사율은 특히 고사양 게임을 즐길 때 두드러진다. 화면이 빠르게 전환되는 게임일수록 1초에 많은 장면을 처리해 매끄럽게 보여주는 고주사율의 디스플레이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고주사율의 디스플레이는 주로 게이밍 모니터나 노트북 등에서만 지원했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에도 고주사율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는 특히 게임 전용 스마트폰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2018년에 출시한 게임 전용 프리미엄폰 '레이저폰2'가 스마트폰에서는 처음으로 120Hz 주사율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샤오미는 지난달 중국에 출시한 게이밍폰인 '블랙샤크3'에 90Hz 주사율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일반 플래그십 스마트폰도 속속 120Hz 주사율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샤프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쿠오스 R3'가 120Hz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중국 오포도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파인드X2'에 120Hz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애플이 하반기에 출시한 아이폰12도 120Hz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사진=지디넷코리아)

■ 갤럭시S20, 120Hz 지원…게임업계 "아직 120Hz 지원 기기 수 적어 개발 고민"

삼성전자도 지난달 출시한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에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관심을 모았다. 전작인 갤럭시S10은 60Hz 주사율을 지원했다.

하지만 갤럭시S20이 120Hz에 달하는 고주사율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음에도 이를 지원하는 고사양 게임을 충분히 즐기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바로 소프트웨어 때문이다.

120Hz 주사율의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지원과 소프트웨어 지원 모두가 필요하다. 즉, 기기에서도 120Hz를 지원해야 하고, 소프트웨어 게임 자체에서도 해당 주사율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많은 모바일 게임이 120Hz를 지원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1인칭 슈팅게임(FPS)인 콜오브듀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은 현재 120Hz 주사율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펍지주식회사 측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현재 120Hz를 지원하지 않는다"며 "(120Hz)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도 120Hz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넷마블 측은 "아직까지는 60Hz만 지원하고 있으며 120Hz 지원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120Hz 지원 부분은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에서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현재 갤럭시S20에서는 게임 포트나이트가 120Hz 지원을 하고 있다. IT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포트나이트 이외에도 아레나오브베일러, 오토체스, 데드 트리거2, 섀도우건레전드 등의 무료게임이 120Hz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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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고사양 게임들이 120Hz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120Hz 지원 모바일 기기가 더 많아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이밍폰이 아닌 일반적인 플래그십 폰인 갤럭시S20이 120Hz를 지원한 것은 유니크한 케이스"라며 "120Hz 디스플레이가 보편적인 사양이 돼서 더 많은 모바일 기기가 120Hz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게 되면, 게임사들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게임 개발 과정에 120Hz 지원을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