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가 연내 확정될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두고 긴장하고 있다. 재할당 대가가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규모 5G 투자 등을 고려할 때 해 합리적인 대가 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말 주파수 재할당 여부와 대가 등을 논의하는 연구반을 가동한 이후,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반은 오는 6월까지 이통3사가 사용 중인 주파수에 대해 재할당 여부를 결정하고, 재할당이 확정될 경우 오는 12월까지 대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재할당 논의 대상은 내년 사용기한이 만료되는 주파수 320MHz 대역폭이다. 이 주파수는 이동통신 3사가 2G·3G·4G에 사용하는 대역이다. 이 중 125MHz는 내년 6월, 195MHz는 내년 12월 각각 사용기한이 만료된다.
이통 3사는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위해 주파수가 재할당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합리적인 대가 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모호한 대가 산정 기준이 자칫 막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이동통신 시장을 고려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파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파수 재할당 대가는 '할당대상 주파수 실제·예상 매출을 혼합한 금액의 3%'를 원칙으로 하나 '동일하거나 유사한 용도의 주파수 할당대가(과거 경매 낙찰가)'를 추가 고려해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통 3사는 ▲재할당 주파수의 실질적인 가치가 반영돼야 하고 ▲과거 경매 낙찰가를 대가 산정 기준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재할당 주파수의 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돼 대가 산정에 반영되거나, 경쟁이 치열할 당시 주파수 경매 낙찰가가 대가에 반영될 경우 과도하게 높은 재할당 대가가 산정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의 주파수 추가 공급에도 불구하고 통신 시장이 정체되면서 MHz당 매출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주파수 획득 경쟁이 치열하던 초기 낙찰가와 현재의 가치가 상이하기 때문에 재할당 대가에 실 가치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통 3사는 과도한 재할당 대가가 5G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경쟁국가에 비해 국내에서만 유독 높은 금액으로 재할당 대가가 책정될 경우, 5G 투자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통신사 관계자는 “올해 5G 커버리지 확대 및 28GHz 망 구축에 수조원 규모의 투자가 예정돼 있는데 재할당 대가마저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5G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 일본 등 5G 글로벌 경쟁국에서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별도로 징수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재할당 대가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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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과기정통부는 연구반을 통해 이동통신 3사의 의견을 고려한 주파수 재할당 여부 및 대가 산정 기준을 적기에 내놓겠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연구반을 운영하기 전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작업반을 운행해 검토한 만큼, 일정에 차질 없이 재할당 여부 및 대가 산정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