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거래된 범죄를 추적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이 시작됐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n번방 등 사건에서 범죄의 대가로 가상화폐가 사용됨에 따라, 가상화폐의 실소유자를 찾아내는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이번 달부터 ‘가상화폐 부정거래 등 사이버 범죄 활동 정보추적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기술 고도화 움직임의 일환이다.
정부는 음란물 유통과 마약, 범죄자금 은닉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이버 범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 국가 차원의 기술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국내 가상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은 2018년 기준 4천350억원 규모에 이른다.
KISA가 추진하는 이번 R&D의 핵심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범죄에 이용된 가상화폐 지갑과 취급 업소를 탐지하는 내용이다.
익명성이 특징인 가상화폐는 계좌에 해당하는 지갑의 주소만으로 소유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이에 지갑을 발급한 거래소를 분석하는 것이 첫 단계로 꼽힌다. 거래소가 특정되면 수사기관의 협조를 받아 가상화폐 지갑의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활용해 가상화폐 부정거래 흐름을 추적하는 기술도 개발된다. 이 기술은 AI가 가상화폐 범죄행위와 유사한 거래를 찾아내는 내용이다. 가상화폐 거래의 부정거래를 판별하고, 사이버 수사 편의를 위해 가상화폐 전송 등 거래 흐름을 시각화해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딥웹·다크웹에서 벌어지는 범죄행위를 분석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된다. 가상환경을 이용한 네트워크 레이어를 기반 딥웹·다크웹을 찾아내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가상화폐·마약류·개인정보 등 불법 거래 등 범죄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내용이다.
KISA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올해 국내 가상화폐 취급 업소 식별 연구를 시작으로, 국회 취급 업소 식별 및 부정거래 흐름 추출, 다크웹 위협 검증 및 실증까지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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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KISA의 가상화폐 부정거래 추적 기술개발에 올해 12억원을 포함해, 4년간 총 57억원을 투입한다.
KISA 관계자는 “가상화폐 부정거래 탐지 및 추적을 통해 범죄계좌 동결, 피해자 구제, 범죄수익 환수 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 기술 사용에 따른 비용 절감 및 기술 제품화를 통한 해외 수출 증대 및 기술 선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