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순항하던 '워존' 불법 핵에 긴장...피해 이용자 속출

액티비전 "지금까지 5만 명 이상 핵 이용자 적발"

디지털경제입력 :2020/04/02 11:26

지난 3월 10일 출시된 배틀로얄 FPS 게임 콜오브듀티: 워존(이하 워존)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출시 24시간만에 글로벌 이용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서고 열흘만에 3천만 명을 돌파했다.

워존 출시 영향으로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의 점유율도 점차 높아졌다. 지난 1일 더로그 기준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는 1.21%의 점유율로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말 출시된 후 PC방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했던 게임이 약 5개월만에 모드 업데이트에 힘입어 역주행을 하는 것은 PC방 시장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워존의 장점은 배틀로얄의 긴장감은 유지하면서 이용자가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 있다.

워존은 4월 1일 기준 PC방 점유율 순위 10위에 안착했다.

최대 150명의 이용자가 하나의 맵에서 생존자를 가리기 위해 경쟁하는 점은 기존 배틀로얄 장르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파밍 시간을 크게 줄이고 한번 제압당한 이용자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다시 전장에 복귀할 수 있는 요소를 더해 초반에 파밍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려운 게임을 이어가야 하거나 한번 실수하더라도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아예 탈락에 대한 부담 없이 마음 편하게 큰 맵을 누비며 적을 찾아다니면서 교전을 펼칠 수 있는 약탈 모드도 호평받고 있다. 생존이 아닌 자금 획득으로 게임 목표 하나만 바뀌고 규칙은 그대로 유지해 이용자가 아무런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배틀로얄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다.

개발사 인피니티워드는 추후 최대 인원을 현재 150명에서 200명까지 늘리고 4인 분대와 5인 분대를 비롯해 9인 분대 모드까지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게임부터 정규군처럼 조직적인 플레이까지 지원해 많은 이들을 사로잡겠다는 목표를 향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워존 장기 흥행을 가로막을 수 있는 문제가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수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피해를 보는 이용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 문제는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라면 모두 한 번씩은 겪었던 문제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했냐에 따라 게임의 흥행 여부가 결정됐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서비스 초반 핵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지난해 초 배틀로얄 장르를 접수할 것처럼 기세를 높이던 에이팩스 레전드는 이를 방치했다가 아예 이용자가 대거 이탈하며 배틀로얄 왕좌 경쟁에서 아예 탈락하기도 했다.

워존 핵 이용자의 플레이 화면. 어디서든 상대방 위치가 노란색 마커로 표시된다.(사진=유튜브 캡처)

액티비전은 지금까지 5만 명 이상의 핵 이용자를 적발해 처벌했다고 밝혔으며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핵 이용자를 찾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이용자가 기대하는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이다. 이용자들은 핵 이용자에 대한 하드웨어 밴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고사하고 게임 내 신고 시스템조차 부실하게 제공되고 있다.

액티비전은 추후 신고 시스템을 개편하고 처벌 계정의 수를 정기적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핵 이용자가 게임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하겠다고 알리며 이용자 달래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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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한번 게임에 핵 이용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수는 겉잡을 수 없이 번진다. 게다가 핵이 한번 돌기 시작하면 몇달 내에 일반 이용자가 이탈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국내 게임업계가 핵 이용자와 판매자에게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기세만 본다면 이미 워존은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핵 문제 해결이 최우선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FPS 및 배틀로얄 장르 이용자는 새로운 게임에 호기심을 보이다가도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자신이 원래 즐기던 게임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