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열심히 해보겠다..."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가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4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초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플래시설계팀장과 솔루션개발실장을 역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그는 이날 정기 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경계현 사장은 정기 주총 이후, 올해 사업 전망과 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짧게 답하며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삼성전기는 올해 사업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올해도 미·중 무역 분쟁 등의 자국 보호주의로 인해 국가 간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전방 산업(완제품 시장)까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탓이다.
증권가의 전망도 비슷하다. 삼성증권은 올해 삼성전기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공백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21% 줄어든 6천4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실적으로 매출 8조408억원, 영업이익 7천34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2018년도) 대비 매출은 0.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 줄어든 수치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판매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스마트폰 수요 공백으로 2020년 이익 컨센서스 하향 가능성이 높다"며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크지만, 부진한 기간의 변수가 훨씬 더 큰 리스크다. 부진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또 "스마트폰 부진으로 인해 카메라 모듈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이익을 하향 조정해 2020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1% 하향한 6천462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아직 판가와 출하량 하락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전방산업의 동향을 볼 때 이익 하향의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올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5G(5세대 이동통신), 모빌리티(전장) 등의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수익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사가 보유한 초격차 기술을 통해 전방 산업의 위축에도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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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컴포넌트 솔루션 사업 부문에서는 산업·전장용 MLCC 공급을 확대하고, 모듈 솔루션 사업 부문에서는 1억 화소급·광학 5배줌 등의 고사양 카메라 모듈을 앞세워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기판 솔루션 사업 부문에서는 5G 안테나용 시스템인패키지(system in Package·SiP) 기판과 중앙처리장치 및 그래픽처리장치용 FCBGA(Flip Chip Ball Grid Array)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기는 이날 정기 주총에서 ▲2019년도 연결재무제표 승인 ▲현금배당(보통주 1천100원, 우선주 1천150원) ▲사외이사(3인) 및 사내이사(2인) 선임 ▲이사 보수한도(110억원) 승인 ▲정관 일부 변경(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른 정관 개정)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