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늘(18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10여년 만에 외부 장소에서 행사를 열고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이른 아침부터 삼엄하게 방역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수원에서 주주총회를 열게 됐다. 2018년 액면분할을 실시한 이후 주주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1천500석 가량을 마련할 수 있는 장소로 택했다.
주주총회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마스크를 낀 주주들이 속속 등장했다. 건물 외부에선 해고노동자들이 팻말을 들고 소규모 시위를 열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주주총회가 열렸던 서초사옥에서 1천여명의 주주가 8시부터 입장을 위해 1시간 이상 대기했던 것과 달리 매우 한산한 분위기다. 주총 30분 전에도 건물 안팎으로 대기줄은 아예 없는 상황이며 2층 주주확인 테이블에도 주주들의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을 정도다.
건물에 들어오자마자 손소독제가 곳곳에 비치돼 있다. 주주들은 손소독을 마치고 열화상 카메라를 지나친 뒤 2층으로 올라가기 전에 비접촌체온계로 다시 한 번 발열이 있는지 확인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마스크를 끼지 않거나 발열, 기침 증세가 있는 주주에 대해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한산한 수준"이라며 "올해 코로나19 여파에 더해 외부 장소(수원컨벤션센터) 개최, 전자투표제 도입 3가지가 맞물린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자투표제를 첫 도입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전자 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주주총회에 앞서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에게 전자투표제를 통해 참여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 5일부터 매일 현장 방역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들에게는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제공하고, 주총장 내부에서는 지정좌석제를 운영해 접촉을 최소화했다. 주주간 거리는 2m로 띄어두고 추가적으로 투명 아크릴판 가림막까지 설치했다. 주총장 인근에는 선별진료소와 의료진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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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2019년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처리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CFO) 사장이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김기남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2019년은 메모리 업황 둔화와 세트 사업 경쟁 심화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견조한 실적 달성과 주주 중시 경영을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며 "회사 주가는 2019년 한 해 동안 44%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