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디지털 은행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스다이차이징에 따르면 홍콩에서 8개 '가상은행(virtual bank)'이 내부 테스트와 시운영 단계에 들어섰다. 이중 '자뱅크(ZA BANK)'가 홍콩 최초로 가상은행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홍콩 금융당국의 정의에 따르면 가상은행은 '인터넷 혹은 다른 디지털 방식으로 비(?)실물은행, 즉 물리적 없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다.
홍콩 금융당국은 홍콩의 가상은행이 중국 대륙 등지에서 운영되는 일반적 인터넷 은행보다 더 강점을 가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 인터넷은행은 모든 은행업무를 대체할 순 없지만, 홍콩의 가상은행은 이를 가능케 해 잠재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은행 전체를 가상으로 운영하겠단 시도다.
여기에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비접촉식' 은행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가상은행뿐 아니라 기존 은행 시스템의 디지털화 역시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홍콩은 앞서 지난해 3월, 4월과 5월 세 차례에 걸쳐 8개의 가상은행 면허(허가증)를 발급했다.
이 8개의 기업은 리비VB(Livi VB Limited), SC 디지털솔루션(SC digital Solutions Limited), 자뱅크, 위랩디지탈(Welab Digital), 앤트SME서비스(Ant SME Services Hong Kong Limited), 퓨전뱅크(Fusion Bank), 인사이트핀테크(Insight Fintech), 원커넥트(ONECONNECT)다.
이중 앤트SME서비스는 알리바바 산하, 퓨전뱅크는 텐센트 산하, 인사이트핀테크는 샤오미 산하 기업으로 중국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IT 기업이 홍콩의 가상은행 산업에 대거 참여한 셈이다. 원커넥트는 핑안보험으로 잘 알려진 중국 금융그룹 핑안그룹의 연계 회사다.
홍콩 금융당국의 '가상은행 인가(허가) 가이드'에 따르면 은행과 금융 혹은 IT기업이 홍콩에서 가상은행 운영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핀테크 기업과 비(非)은행 기업이 은행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 산업에서 은행의 경쟁을 촉발하고 핀테크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홍콩 당국의 의지가 녹아있다.
이달 본격 시운영 단계에 들어서면서 정식 운영에 앞서 최종 점검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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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가상은행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모바일인터넷, 5G,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기술을 이용해 고객모집과 투자 및 상품설계, 운영, 대출 등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홍콩 정부는 가상은행이 원가와 효율의 강점을 가지면서 기존 은행 시스템 보다 선진화된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