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통화스왑 입찰 담합에 한국씨티銀 등 4개사 13억원 과징금 부과

"기업의 통화스왑 효과 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도로공사 등 3개사가 실시한 4건의 통화스왑 입찰을 담합한 4개 외국계 은행(한국씨티은행·홍콩상하이은행·크레딧아그리콜·제이피모간체이스은행)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3억2천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 네개 은행이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 입찰 담합을 위반 ▲한국씨티은행에게 9억원▲홍콩상하이은행 3억8천700만원 ▲크레디아그리콜 3천400만원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법 위반 행위금지와 가격 정보 공유금지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따.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의 1억달러 상당 통화스왑 입찰서 한국씨티은행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홍콩상하이은행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한국도로공사의 건의 경우 2건의 1억8천만달러 상당의 통화스왑 입찰서 한국씨티은행·홍콩상하이은행·제이피모간체이스은행 등 3개 은행이 홍콩상하이 은행이 낙찰받을 수 있게 투찰 가격을 합의했다. A사의 1천500만유로 규모 통화스왑 입찰서 홍콩상하이은행이 크레디아그리콜보다 높은 투찰가격을 내기로 합의했다.

이들 은행의 담합으로 공정위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통화스왑 계약 체결 효과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통화스왑은 두 개의 다른 통화로 표시된 원금과 원금에 대한 이자를 주기적으로 상호교환하는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 통화스왑을 맺으면 약정 환율에 따라 원화와 달러화의 원금을 교환하고 만기일까지 원금에 대한 약정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계약 만기일에는 원래 주고받았던 원화와 달러화를 바꾼다. 통상 통화스왑은 계약 만기일까지 원금이 아닌 이자만 지급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이고 약정 환율로 거래돼 환율 변동 위험이 해소되는 면이 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 국제카르텔과 측은 "국내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이 체결하는 통화스왑 거래과정에서 대형은행 간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했다는 점서 의의가 있다"며 "통화스왑 입찰시장에서 은행들 간 가격 경쟁을 촉진하고, 아울러 일선 영업 직원의 위법 행위에 대한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