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업에서 모멘텀을 찾고 있는 LG전자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이자 최고 사양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인 'V60 씽큐'를 이달 말부터 해외 시장에 출시한다. 대신 국내 시장에는 이 모델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LG가 프리미엄 모델인 V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이유는 뭘까. 일단 LG전자 내부적으로 국내에는 가격을 낮추면서도 준프리미엄 사양을 갖춘 '매스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 비용 절감과 실리 추구에 나선다는 전략이어서 올해 적자 탈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북미·유럽에는 프리미엄 V60 씽큐 5G…국내는 '매스' 프리미엄
LG전자는 지난 2월 상반기 프리미엄 모델인 'V60 씽큐 5G'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이달 말 북미, 유럽, 일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V60 씽큐는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865 모바일 칩셋과 스냅드래곤X55 5G모뎀을 탑재했다. 5천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화면은 6.8인치로 전작보다 더욱 커졌다. 네 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사운드도 강화됐다.
LG전자는 V60 씽큐가 상반기 전략 프리미엄폰임에도 불구, 국내 출시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내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인 매스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즉, 프리미엄 제품은 해외로, 매스 프리미엄 제품은 국내로 출시하는 이원화 판매 전략을 선언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4월 국내에 매스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매스 프리미엄 제품은 아직 어떤 모델이 될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G시리즈가 유력시 되고 있다. 전작을 고려해보면 G9씽큐(가칭)가 될 가능성이 높다.
■ V60 씽큐, 국내 출시 안 하는 이유는?…"마케팅 비용 최소화"
스마트폰 국내 제조사 2위인 LG전자가 국내에 플래그십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LG전자의 이같은 판매 전략은 19분기 연속 적자를 탈출하기 위한 돌파구로 풀이된다.
LG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3천32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1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의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 연말 유통재고 조정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LG전자는 올해 5G 시장 선점·원가 절감과 더불어 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해 손익구조 개선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목표다. 플래그십 모델의 투트랙 판매 전략도 이러한 손익구조 개선의 일환이다.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는 국내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후속작인 V60 씽큐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이유는 달라진 5G 시장 환경 때문이다.
V50 씽큐 판매 당시는 5G 스마트폰 시장 개화에 따른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고객 판매가가 낮아지면서 많은 고객 수요를 끌어올 수 있었다. 당시 V50 씽큐 공시지원금은 상위 요금제 기준 최고 77만3천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5G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만큼 지난해처럼 이통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따라서 LG전자는 5G 시장이 이제 막 개화되는 해외 지역에 한해서만 5G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판매 호조 효과를 봤던 V50 씽큐처럼, 이번 V60 씽큐도 지역을 옮겨 북미, 유럽 지역의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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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의 경우는 5G 시장 안정화로 더 이상 마케팅 비용에 따른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저렴한 '매스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G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 "경쟁력을 갖춘 5G 신모델로 출하량 증가와 ODM 확대를 통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면서도 "1분기에는 신제품 마케팅 비용 반영으로 적자폭이 전년 대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