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타다 혁신, 반쪽에 그칠까

원활한 소통법 익혀야...택시 손해 검증도 필요

데스크 칼럼입력 :2020/03/05 12:37    수정: 2020/03/05 14:06

2018년 말 출시된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가 높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멈춰설 위기에 처했다.

많은 이용자들의 지지와 이용 실적을 기록한 타다의 혁신을 향한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게 되는 걸까. 반쪽 혁신으로 남게 될 위기에 놓인 타다 사태를 통해 스타트업 업계가 배울 교훈은 뭘까.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이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민생당 채이배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의원들의 동의로 수정안을 포함한 원안이 가결됐다.

VCNC가 서비스 중인 '타다'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쏘카 자회사인 VCNC가 운영하는 타다는 1년 6개월(시행 유보 1년, 처벌 유예 6개월) 이후에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서비스할 경우 불법이 된다.

물론 타다 측이 지난 4일 법사위 가결 즉시 유감을 표한 뒤 “조만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말한 만큼, 개정안 유예기간과 무관하게 172만 이용자를 가진 타다는 머지않아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타다 측이 설명한대로 1만2천명 드라이버들의 일자리도 사라질 전망이다.

법원이 1심에서 타다를 합법 판결했음에도 국회가 타다를 사실상 금지한 가장 큰 이유는 택시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아무리 타다 측이 택시와의 상생을 얘기하고, 이용자들의 편익을 내세워도 전국에 넓게 퍼져 있는 택시 노동자들과 이익 집단들의 결속력, 또 이들의 가족 생계를 정부나 국회가 외면할 수 없어서다. 표심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이겠지만, 택시 개개인 역시 하루, 한달 먹고 살 걱정에 놓인 서민이기 때문에 혁신 성장 기조를 가진 정부나 국회도 타다 손을 들어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 이곳에서 일하는 고위 관계자를 자극하는 멘트를 반복하고, 택시 업계와 노동자들을 구식으로 몰아가는 인상을 준 타다 측 소통 방식을 돌아볼 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용자들과 업계의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돌아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기득권에 맞서 고분고분 신사적인 태도로만 한다면 과연 혁신 산업이 용인됐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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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의원이 법사위 전체회의 때 말한 것처럼 정부와 국회도 개정안을 가결하기보다, 타다로 인해 택시업계가 입는 손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또 정부가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 업계의 타협을 중재하고, 도출된 타협안을 5월 임시국회 때 합의 처리하는 방법은 전혀 없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택시 업계와 모빌리티 업계가 국회 본회의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풀기 어려운 문제지만, 지혜로운 고민을 바탕으로 현명한 결과가 나오길 모두가 희망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