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FMCG(일용소비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세계 브랜드들과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2003년 중국에서 시작된 사스(SAAS) 발생 당시에도 중국 FMCG 유통 채널과 제품 카테고리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는 2003년 사스와 코로나19 발생 전후 중국 FMCG 시장의 변화를 분석해 그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월드패널 사업부가 중국 내 15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가구패널을 대상으로 FMCG) 구매 내역을 수집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 사스 전후 중국 FMCG 구매액 증감 뚜렷...간편식, 위생용품 등 구매액 증가
사스는 2002년 12월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광둥성 밖에서는 2003년 베이징에서 처음 발견됐다. 2003년 4, 5월에 중국 내 사스 감염이 크게 증가해 6월까지 확산됐다.
중국 FMCG 시장은 2003년 4, 5월에 급격히 하락한 후, 6월에는 연초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했다.
사스 기간 동안 외식 시장은 크게 위축된 반면, 식자재 및 간편식 카테고리는 2003년 5월말부터 12주 동안 눈에 띄게 판매가 증가했다. 또 가정용 청소 용품, 손세정제, 바디워시, 핸드워시, 등 개인 클렌징 상품 구매가 늘었다. 가정용 청소 용품은 12주 동안 179%의 폭발적인 구매액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핸드워시는 2002년까지 중국에서 비중이 매우 작은 카테고리였지만, 사스 이후 늘어난 구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스는 유통 채널 이용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사스가 확산되면서 2003년에 주로 근린형 슈퍼마켓에서 구매를 이어나갔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2003년 5월 16일 이전 12주간 판매량이 12% 증가했다.
무엇보다 2003년은 중국에서 이커머스가 부상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2003년 5월10일 설립된 타오바오는 당시 흐름에 올라타 지금까지 17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외에 수많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전염병 발생 때 학습된 온라인 소비 확대의 구매행동 패턴이 그 후에도 이어졌다.
■ 코로나19 확산 본격화된 춘절 첫 주 FMCG 구매액 24% 감소, 둘째 주 41% 감소
앞서 사스가 소비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17년 전의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펴봤다면, 현재 코로나19가 시장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2003년 중국 경제의 규모와 범위는 2020년 수준에 현저히 못 미치므로, 코로나19의 영향은 사스의 영향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춘절은 많은 브랜드와 유통채널에게 가장 중요한 시즌 중 하나다. 춘절 날짜는 매년 정확히 동일하지 않으므로 전년 데이터와 비료를 위해 음력을 기준으로 데이터 기준을 정했다. 올해 춘절 날짜는 1월25일부터 31일까지로 하고, 2019년 춘절은 2월2일부터 8일까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춘절 전후 중국 FMCG 시장은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춘절 2주 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액은 15% 증가하며, 2019년 연간 FMCG 성장률 5.3%보다 높은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1월23일 후베이성 우한시 봉쇄정책을 시작한 이래로 춘절 주간 첫 주 구매액은 24% 감소하고, 그 다음 주에는 41%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춘절 2주 전부터 춘절 후 2주간의 4주와 2019년 동기간을 비교했을 때 12% 감소한 모습이다.
해당 기간 동안 FMCG 시장은 구매자 수가 2% 감소하고, 한 번 구매 시 지출액은 10% 감소했다. 올해 춘절 기간 동안 모임이 줄면서 춘절 선물로 구매하던 카테고리 수요가 건강, 면역, 위생을 위한 카테고리로 옮겨갔다.
■ 간편식·식재료·위생용품 구매액 증가...음료·제과·화장품·헤어케어 감소
식품 분야에서는 춘절 2주간 대부분 가족 모임 취소로 인해 알코올 음료와 무알코올 음료 모두 구매액이 40% 이상 감소했다. 중국에서 선물로 인기 있는 우유, 제과, 비스킷 등 카테고리도 춘절 기간 동안 구매액 감소에 직면했다.
이와 달리 인스턴트 누들, 냉동식품, 간편수프 등의 카테고리는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음식 섭취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조미료, 버터, 치즈 등 식재료도 집에서 조리해 먹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크게 증가했다.
비식품 분야는 일반적으로 춘절 기간 동안 변화가 크지 않은 품목이지만, 올해는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손세정제, 살균제 등의 수요가 크게 성장했다. 또한 물티슈와 휴지 소비도 늘었다. 이 품목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위생 습관을 유지함에 따라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외출이나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머무는 경우가 늘면서 샴푸와 컨디셔너 등 헤어제품과 염색약, 스타일링 제품을 비롯해 화장품과 향수 제품의 구매는 저조했다.
■ 대형마트·슈퍼마켓 구매경험률 줄고, 근린형 슈퍼마켓·O2O 전자상거래 구매액 늘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코로나 확산 기간 동안 15%와 12%의 구매경험률 감소를 보였다.
올해 춘절 기간에는 선물 행사도 크게 줄어들면서 춘절용 선물 판매 의존도가 큰 카테고리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춘절 선물 구매는 36%가 감소했으며, 해외여행도 줄면서 다른 국가 구매 및 면세 구매가 3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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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주거 지역 근처의 근린형 슈퍼마켓은 춘절 소비자에 더 근접하고, 필수 신선식품과 생필품 판매로 춘절 기간에 12% 성장을 기록했다. 알리바바, 징동닷컴, 판둬둬 등의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물류와 배송 전략을 적극적으로 세우며 22% 증가했다. 또 위챗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흥 소셜 커머스 채널들도 뉴스와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이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급증하여 35% 성장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 접촉이 어려워지고 집안 내 생활을 권고 받으면서 알리바바 허마 등 새로운 유통 플랫폼인 O2O(Online to Offline) 채널을 통해 음식을 배달해 먹는 소비자도 증가세다. O2O 채널은 2019년 춘절 기간과 비교하면 큰 성장을 기록했다. 허마는 빠른 매장 확장을 통해 2019년 춘절 기간 대비 방문자수가 97% 늘고, 구매 빈도는 15% 증가했다. O2O 옴니 채널 구매는 코로나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