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진흥법 통과 릴레이 기고④] 미래 신산업의 근본은 SW 경쟁력이다

소프트웨어(SW)란 간단히 말해 컴퓨터 안에서 중앙처리장치가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약간 다른 시각에서 표현한다면 컴퓨터는 프로그래머블 한 범용장치라 말 할 수 있겠다.

즉 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 컴퓨터는 인공지능 머신이 되어 사람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빅데이타 분석을 통해 예지력을 갖기도 한다. 즉, 소프트웨어는 4차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마술 같은 신기술의 근본이자 심장인 셈이다.

오래전에 혹자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설파한 적이 있지만, 사실 소프트웨어없는 미래 세계는 애당초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미 인류 역사는 그러한 방향으로 도도히 흘러왔고, 또한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신기술로 승부수를 띄워 승자의 반열에 오르려 한다면 이의 에너지원이자 원동력인 소프트웨어 경쟁력 제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프트웨어진흥법이 국회에 상정된 지 1년하고도 3개월 남짓이다. 그런데 여전히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에 계류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소관부처로 하는 이 법안은 제정된 지 18년이 지나 녹슬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을 현실에 맞추고, 또 미래를 겨냥해 전면 개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규모는 게임 산업을 포함해 2019년도 약 26.3조원이라 발표된 바 있다.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추진과 산업계 투자가 밑바탕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비약적 발전에는 법률에 근거한 정책 추진이 바탕이 됐다.

예컨데 지난 2000년대 초반 중소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의 염원이던 소프트웨어 분리발주, 계약 관행 개선, 대기업 참여 제한 등 굵직한 이슈들이 법률에 근거한 정책추진으로 해결의 틀을 잡고 실효를 발휘하고 있다.

새로 마련한 소프트웨어진흥법은 소프트웨어를 미래산업 중심으로 규정,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

이제 그동안의 노력을 밑거름으로 성년이 된 소프트웨어 산업을 장년의 대목으로 키워내고 다양한 미래 신산업, 파생산업, 융합산업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그야말로 국가적 차원의 '한 수'가 진정으로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역별 소프트웨어산업진흥기관 지정을 통해 지역별 특성을 융합한 틈새 산업을 책임있게 발전시켜 소프트웨어 산업을 범국가적 산업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 소프트웨어 지식재산권 행사와 유통을 원활히 해 지식기반 창업을 촉진시키고, 소프트웨어 가치평가 및 금융지원을 제도화해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만 있으면 국민 누구나 기업을 만들어 부(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꿈과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SW중심대학 지정과 초중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라는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지만, 보다 보편적인 교육체계 수립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즉, 소프트웨어 인력양성과 인재교육에 해당하는 각종 범주와 시행 주체 설정, 소프트웨어 영재 발굴 및 육성, 역량 검증 등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그간 취약점 중 하나로 지목되어 온 소프트웨어 교육 품질 개선을 위한 규모 있는 정책적 지원의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사회 기반시설의 소프트웨어 중요성이 증대되는 현실에 맞춰 소프트웨어 제품 및 소프트웨어프로세스의 품질 인증 제도 강화가 필요하며, 소프트웨어 분야 국가 R&D도 공개소프트웨어 방식의 개발 및 배포와 상시적인 원격지개발, SW산출물의 재활용성 확보 등을 통해 글로벌화를 촉진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내용들은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 약간의 이해도만 있다면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어찌 보면 상식적이고 보편화된 테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