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글로벌 PC 기업 '비상'

한국 경계 태세 강화...각종 행사·전시회 파행 불가피

홈&모바일입력 :2020/02/27 16:29

글로벌 PC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PC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사진=픽사베이)

국내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등으로 글로벌 PC 관련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기업은 한국을 여행 제한 국가로 지정하고 재택근무 등으로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주최·후원하는 각종 e스포츠 대회도 연기되는 등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매년 중순 개최되던 최대 규모 PC 전시회인 컴퓨텍스 역시 대만 당국의 검역 강화와 글로벌 기업들의 참가 여부 불투명 등으로 연기나 취소가 유력하다.

■ 인텔, 한국 '여행 제한 국가' 지정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텔은 한국을 '여행 제한 국가'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출발하거나 한국을 경유하는 모든 사람들은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인텔은 최근 한국을 여행 제한 국가로 지정했다. (사진=씨넷닷컴)

이는 미국 CDC가 지난 24일 한국 여행경보 단계를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3단계로 격상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미 국무부 역시 26일(현지시간) 한국 여행경보 단계를 '여행 재고'를 요구하는 3단계로 격상했다.

글로벌 PC 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국내 임직원 역시 재택근무 등으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한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등 전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PC 업체 후원 e스포츠 대회도 '전망 불투명'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게임용 고성능 PC 홍보와 e스포츠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주최·후원하는 각종 대회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에이서는 올해 프레데터 리그를 여름 이후로 연기했다. (사진=에이서)

에이서는 이 달 중순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글로벌 게임 대회 '프레데터 리그' 2020 행사를 이미 올 여름 이후로 연기했다. 이 대회에는 '2019 인텔 스매쉬 컵’ 파이널 매치에서 우승을 차지한 ‘다나와 e스포츠’가 한국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었다.

레노버가 후원하는 '리전 오브 챔피언스' 올해 대회도 개최가 불투명하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사태가 악화될 경우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3월부터 진행하는 인텔 월드 오픈 행사도 차질이 예상된다. (사진=인텔)

2018년부터 올림픽을 후원하는 인텔이 오는 3월 말부터 진행하는 '인텔 월드 오픈'도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 봐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지역별 예선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라이브 예선전은 오는 6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결선은 오는 7월 일본 도쿄 젭 다이버시티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결선이 진행되는 일본의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 26일 일본 정부는 2주간 많은 관중이 모이는 스포츠나 문화 행사를 자제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IOC(올림픽조직위원회) 일각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 취소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 컴퓨텍스 2020 연기설.."파행 우려"

매년 중순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PC 관련 전시회인 컴퓨텍스 2020 역시 연기나 취소가 불가피하다.

컴퓨텍스 2019 난강전람관. (사진=타이트라)

컴퓨텍스를 주최하는 타이트라(TAITRA,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와 타이베이컴퓨터협회(TCA)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매년 4만 2천 명 이상이 방문한다. 이 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중국과 일본, 한국 국적 관람객이다.

그러나 대만은 현재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한 상황이다. 또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제서는 지난 24일부터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 등급을 3단계로 상향하고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14일간 자가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제서는 지난 24일 한국 여행 경보 등급을 3단계로 상향했다. (사진=대만 관광청)

이 조치에 따르면 검역기간 중에는 지정 장소에 머물러야 하며 외출은 물론 출국이나 대중교통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는 검역 조치를 까다롭게 해 한국 발 입국자를 제한하는 사실상의 입국 금지조치다. 또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서는 일본에도 같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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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컴퓨텍스 행사의 연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TCA는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유행 당시 개최 시기를 6월에서 9월로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행사를 9월 이후로 연기할 경우 같은 시기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IFA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주요 PC 제조사에 따르면 타이트라와 TCA는 오는 4월 개최나 연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각종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신제품을 이 시기에 맞춰 공개하던 제조사들도 개최 여부를 주시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