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 통과 여부를 놓고 주요 모빌리티 업체가 상반된 입장을 보여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제도권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타다와 같은 사업을 고려한다고 밝혀 이 회사의 정책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 큐브카, KST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여객운수법 개정안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각사별 입장을 밝혔다.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추진하는 쏘카와 큐브카는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한편, 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하는 KST모빌리티는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이 가운데 KST와 마찬가지로 택시 법인을 인수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타다와 유사한 렌터카 비즈니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심 앞둔 쏘카, 국토부 기다리는 큐브카
쏘카가 제공하는 '타다'와 큐브카가 제공하는 '파파'는 기사 알선이 포함된 렌터카 비즈니스다.
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4조에 따르면 렌터카를 이용한 유상운송은 불법이지만, 시행령 18조에 따르면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운전자 알선이 허용된다.
타다와 파파는 이러한 예외조항을 근거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에 기사를 알선해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를 여객운수법 위반으로 보고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기소했다. 이달 19일 진행된 1심 판결에서 법원은 각 대표와 법인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25일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재웅 대표는 같은 날 검찰의 항소 결정 이후 페이스북에서 "새로운 변화를 꿈꾼 죄로 또 법정에 서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겠다. 미래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26일에는 "법과 제도에서 허용된 타다를 금지하는 것은 명확히 잘못된 정책"이라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키려는 국토부와 침묵하는 민주당은 더 큰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큐브카는 여객운수법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토부가 모빌리티 회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길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큐브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시대에 맞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단, 국토부가 개정안 이후에 스타트업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좀더 명확히 공유한다면 국토부를 신뢰하고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ST모빌리티는 개정안 지지, 카카오모빌리티는 렌터카 기반 사업 고려중
KST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현 서비스의 경우 택시 법인을 인수하고 택시 면허를 확보해야 해 대규모 사업 확장이 어렵다.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인 타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반면, 이들 기업은 시장 장악이 힘들어진다.
이에 KST모빌리티는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여객운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KST모빌리티는 택시를 기반으로 하는 '마카롱택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한 호출·예약형 택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작년 1월 직영으로 운영할 법인택시 회사를 인수했으며, 올해는 차량을 직영 500대와 가맹 5천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는 입장문에서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기존 규제를 적용받고, 누군가는 규제 없이 사업을 펼치게 된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불안전성이 심화돼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필요한건 렌트카의 택시 허용을 통해 이미 공급 과잉인 택시 숫자를 늘려서 다시 갈등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규제로 묶여서 성장하지 못한 택시 규제를 대폭 풀어서 플랫폼기업들과 함께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면서 함께 시장을 키워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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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타다처럼 운전기사를 알선하는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사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규제에 가로막히느니 앞으로는 타다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25일 기사 포함 렌터카 사업을 "여러가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며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