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에 프랑스 이탈…“차별 안 한다”

영국·캐나다에 이어 프랑스 “배제 안 해…중요 시설은 제한”

방송/통신입력 :2020/02/14 13:29    수정: 2020/02/14 13:29

프랑스 정부가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동맹국을 대상으로 화웨이 산 통신장비 배제를 요구하는 가운데, 영국과 캐나다에 이어 프랑스까지 이탈 움직임을 드러낸 셈이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도채널인 BFM 등 외신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프랑스의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에 설치된 백도어를 통해 중국 정부가 민감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화웨이 장비 배제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배제는 글로벌로 확산됐다. 미국은 우방국을 대상으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말라는 내용의 요청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의 최우방국인 영국이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영국에 이어 캐나다 정부가 화웨이 장비 도입을 제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프랑스마저 나서면서, 미국의 글로벌 화웨이 제재는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로 장비 제조사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르메르 장관은 “화웨이를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웨이가 기술적 측면에나 가격 면에서 더 좋은 제안을 갖고 있다면 프랑스의 5G 사업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르메르 경제장관은 군사·원자력 시설 등 안보 관련 중요시설에는 화웨이 장비 도입을 제한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르메르 장관은 “(5G 장비 도입에) 우리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일정 수준의 제한을 둘 것"이라며 ”(군사시설과 원자력 시설 등) 중요 시설에서는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한 예방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지침에도 일치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회원국들에 5G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국가안보의 위험이 있는 공급자에 대해 핵심부품 공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관련기사

한편, 화웨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자사 장비의 보안 우려를 두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웨이는 “우리는 일반적인 방화벽이나 보안 시스템을 뚫고 이동통신사를 우회하거나 접속을 제한하지 못하고,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며 “미국 정부의 주장은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