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열흘 앞둔 세계이동통신박람회(MWC)가 전격 취소되면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물적 토대가 약한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존 호프만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최고경영자는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오는 24일 개막될 예정이던 MWC2020 개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MWC 개최 취소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가 4만5천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1천100명을 넘어서면서 대형 이벤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LG, AT&T, 소니, 에릭슨 등 대형기업들이 연이어 불참 선언을 한 것도 ‘개최 취소’ 결정을 하는 계기가 됐다.
■ 중소업체, 자체행사 엄두도 못내…바르셀로나도 경제적 타격 불가피
외신들은 MWC 개최 취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건 중소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이나 애플 같은 기업들은 자체 제품 발표 행사에도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다른 대기업들 역시 자체 행사를 열거나, 직접 고객들을 찾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홍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상황이 다르다. 물적 토대가 약한 중소기업들에겐 CES와 MWC가 잠재고객들의 시선을 잡아챌 더 없이 좋은 무대였다. 올해는 이 무대가 사라지면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 씨넷은 삼성과 화웨이를 제외한 중소 안드로이드업체들이 직접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노키아 브랜드 판매업체인 HMD 같은 업체들은 신제품을 홍보하는 것 자체가 힘들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무어 인사이츠& 스트래티지 창업자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IT전문매체 프로토콜과 인터뷰에서 “대기업들은 전 세계에 있는 고객들을 직접 찾아갈 수 있다”면서 “반면 중소기업들은 고객들을 직접 찾아갈 물적 토대가 없어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개최 도시인 바르셀로나 역시 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매년 MWC 행사로 5억 유로(약 6천430억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 행사 기간 동안 1만4천명 가량의 고용 창출 효과도 누려 왔다.
MWC 취소는 모바일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행사에 참가한 많은 기업들이 현지에서 다양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 주최측인 GSMA, LA-상하이 행사로 만회 노릴듯
이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5G 분야다. 최근 MWC는 5G가 어떻게 새로운 통신 시대를 열 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올해는 5G가 실제로 구현되는 해가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MWC 취소가 5G 도입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프로토콜은 전망했다. 5G는 몇 년 동안 꾸준히 진행돼 온 기술 분야인 만큼 MWC 같은 단일 행사가 취소됐다고 해서 발전이 멈추거나 하는 등의 일은 생각하기 힘들다는 게 프로토콜의 분석이다.
MWC 주관사인 GSMA도 바르셀로나 행사 취소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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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GSMA도 대안은 있다. 이 단체는 매년 바르셀로나 외에도 상하이와 로스엔젤레스에서도 MWC를 개최하고 있다. 두 행사는 6월과 10월로 예정돼 있어 정상 개최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두 행사는 바르셀로나에 비해선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GSMA는 두 행사를 통해 MWC 바르셀로나 취소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순 있을 것이라고 프로토콜이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