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 전담 조직인 '디지털화폐연구팀'을 꾸렸다. 연구팀은 이론적인 연구를 넘어, 디지털화폐 구현에 필요한 기반 기술까지 심도 깊게 다룰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 절반은 IT전문가로 구성했고 '기술반'을 별도로 조직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연구팀 조직이 디지털화폐 발행을 전제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팀 운영은 디지털화폐에 대한 세계 각국의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 따라 우리나라도 뒤지지 않고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4일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결제국 전자금융부 내 디지털화폐연구팀을 발족했다.
신설된 디지털화폐연구팀은 기존 디지털혁신운영반의 연구와 활동 결과를 이어 받지만, 조직 규모를 키우고 CBDC 분야에만 집중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로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법정화폐라는 점에서 비트코인 같은 일반 암호화폐와는 다르다.
디지털화폐연구팀은 7명 규모로 꾸려졌다. 경제, 경영, 법, IT 등 디지털화폐연구에 필요한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중 IT 전문가가 절반을 차지한다. 이들을 모아 디지털화폐연구팀 아래 '기술반'을 별도로 조직했다.
한은은 기술반을 통해 디지털화폐를 실제 구현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술반 연구를 발전시켜 디지털화폐 시범 테스트를 진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홍경식 금융결제국 국장은 기술반 구성에 대해 "단순히 이론적 연구만 하려면 별도 전담조직을 꾸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 사례보면 암호학, 정보보호, 블록체인, 단말, 네트워크 등 다양한 기술 연구가 동반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방면에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화폐 시범 테스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술적 기반이) 갖춰진 다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은은 지난해 충원 공고를 낸 박사급 인력도 채용을 포함해, 향후 연구를 진행하며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계속적으로 충원해, 디지털화폐연구팀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디지털연구에 적극나서지만, 디지털화폐 발행 검토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국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게 디지털화폐연구팀을 조직한 이유이며, 디지털화폐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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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국장은 "디지털화폐 발행은 정부, 국회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일로 발행 결정은 한국은행 소관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디지털화폐연구팀 신설 이유에 대해 "스웨덴을 포함해 자국민의 결제 편의성을 위해 디지털화폐를 연구하고 있는 국가가 늘고 있다"며 "글로벌 디지털화폐 연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디지털화폐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왔을 때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