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작년 4Q 영업익 1225억원…흑자전환

연간 매출 49조8765억원, 영업익 1조2693억원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7천885억원, 영업이익 1천225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석유개발사업 광구 손상에 따른 2천888억원 등 영업 외 손실 5천475억원이 발생해 세전이익은 총 4천25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49조8천765억원, 영업이익은 1조2천693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사업환경 악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긴 했으나, 비교 대상인 전년 동기에 비해 흑자로 전환했다"며 "석유·화학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이 같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그동안 강력하게 추진해온 화학·윤활유 사업 등의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뒷받침이 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사진=SK이노베이션)

사업별 세부실적을 살펴보면, 우선 지난 4분기 석유사업 매출은 8조4천631억원, 영업이익은 1천114억원으로 기록됐다. 디젤·연료유 크랙(Crack)이 하락하는 등 정제마진은 약세였지만, 유가가 올라가면서 재고 평가 이익이 늘어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455억원 늘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국제해사기구가 선박에서 사용하는 연료의 황함량을 규제하는 'IMO2020'을 시행함에 따라 디젤 수요가 늘어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학 사업은 4분기 매출 2조1천632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천863억원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축소로 올레핀, 아로마틱 제품 스프레드가 낮아졌고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에도 마진 약세 시황은 당분간 지속 될 것"이라면서도 "연중 PTA 설비가 크게 증설될 예정이라 이에 따른 PX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자료=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은 작년 4분기 매출 6천998억원, 영업이익 869억원을 거뒀다. 전 분기 899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환경규제 강화로 고급 윤활유인 'Group Ⅲ' 기유 수요가 늘어나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개발사업은 지난해 4분기 1천652억원 매출에 41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페루 88, 56광구에서 운영 비용이 늘어나 전 분기보다 73억원 줄었다. 특히 원유·가스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영업 외 손익 항목에서 자산 손상을 인식했다.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 납품을 위한 견본 비용과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 1천124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또, 재고 평가 손실이 늘어 전 분기보다 697억원 적자폭이 커졌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이 회사는 수주 물량 증가에 맞춰 작년 말 중국·헝가리에 공장을 완공했고, 미국과 헝가리에도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는 등 적극적으로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소재사업은 영업이익 234억원을 기록했다. 정기보수에 따른 비용 등으로 전 분기보다 20억원 감소했다.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는 공격적으로 이어간다. 작년 4분기에 증평 공장 2개 신규라인이 양산에 들어가, 생산능력은 연간 3.6억 제곱미터(㎡)에서 5.3억㎡로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에는 중국에서 3.4억m2 규모 신규 생산설비가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라며 "이에 따른 생산능력은 8.7억m2 규모로 크게 늘어나 매출과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딥체인지를 강력하게 실천해 회사의 사업구조, 재무구조 등 체질이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강해진 체질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이 어려움을 새로운 성장의 마중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