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프로세서 수급 불균형을 잠재우고 PC용 프로세서 공급량을 수급난 이전 수준까지 회복시키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인텔은 23일(현지시각) 진행된 2019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85억 달러(약 8조 6천억원) 이상을 생산 시설 확충과 차세대 공정을 위한 장비 구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은 "인텔이 셀러론, 펜티엄, 코어 i3 등 일부 보급형 프로세서를 글로벌 파운드리를 통해 위탁생산해 14nm 공정의 여유를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 인텔 "PC 프로세서 공급량 확대 나설 것"
인텔은 2018년 초부터 전 세계 14nm(나노미터) 공정 생산 시설에 총 10억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내장 그래픽칩셋이 비활성화된 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일부 칩셋 생산 공정을 14nm에서 22nm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14nm 공정의 여유분을 모두 PC 프로세서 생산에 돌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날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텔은 "2018년과 2019년에 사상 최고 수준의 설비 투자를 진행한 결과 지난 해 하반기 프로세서 공급량을 상반기에 비해 두 자리수 이상으로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또 "그러나 이런 프로세서 공급도 PC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프로세서 공급은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며 "고객사(PC 제조사)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공급량 확대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인텔의 올해 총 투자 금액은 170억 달러(약 19조원)다. 이중 절반 이상인 85억 달러를 반도체 제조시설 확충과 7nm, 5nm 등 차세대 공정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 일부 프로세서 위탁 생산 가능성도 제기
인텔은 올해 10nm(아이스레이크)·14nm 프로세서의 웨이퍼 공급량을 25% 늘리고 PC용 프로세서 공급량을 한 자릿수 이상 끌어 올려 시장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프로세서 수급난 이전 상황까지 재고를 회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단기적으로는 고객사들이 원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원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성능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보급형 프로세서까지 공급량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WCCC테크 등 일부 외신은 "인텔이 셀러론, 펜티엄, 코어 i3 등 일부 보급형 프로세서를 글로벌 파운드리를 통해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7nm 공정을 가동중인 TSMC와 달리 글로벌 파운드리는 아직 14nm 공정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파운드리에 보급형 프로세서 양산을 맡기면 지난 해 상반기 일부 품귀 현상을 빚었던 코어 i5 이하 프로세서의 생산량을 확보하면서 고가 제품에 대한 생산량도 확보 가능하다.
■ 노트북과 달리 세대 교체 늦어지는 데스크톱PC
PC 제조사들도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프로세서 수급난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제조사들이 일부 저가·보급형 제품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를 AMD 라이젠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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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0세대로 세대 전환을 마친 노트북 시장과 달리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세대 교체가 아직도 진행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인텔은 2018년 10월 데스크톱용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한 후 1년 이상 다음 제품을 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게임에 특화된 코어 i9-9900KS 프로세서를 출시했지만 이는 모든 코어(8개)가 최대 5GHz로 작동한다는 점 이외에는 기존 9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구조 면에서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