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암호화폐 논문 살펴보니...코인 발행 관심 엿보여

컴퓨팅입력 :2020/01/17 11:33    수정: 2020/01/19 09:00

북한 경제분야 대표 학술지 '경제연구'에 실린 암호화폐(북한 표현: 가상화페)관련 논문에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 발행에 관심을 보이는 내용이 있어 주목된다.

17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경제연구' 2019년 1월 호에는 '가상화페의 출현과 그 영향'이란 제목의 두 페이지짜리 소논문이 실렸다. "암호화폐가 정보산업의 발전과 함께 필연적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며 "화폐에 대한 기존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 출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일반적인 내용이지만, 최근 나온 "북한이 암호화폐 발행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뉴스와 연결지어 보면 의미 심장하게 해석해 볼 만한 대목도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매체 바이스는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 중이며 현재 개발 초기 단계"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는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하는 배경에 대해 "국제 제재를 피하고 정권을 위한 자금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PIXABAY]

경제연구 논문에는 암호화폐가 화폐에 대한 기존 개념과 유통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고 그러한 특성으로 미국이나 UN의 경제 제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논문은 "암호화폐가 특정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지불수단 기능을 가지고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을 기존 화폐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다른 나라 사례를 소개했다. "2018년 베네수엘라 정부가 초인플레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는 소식과 함께 "어떤 나라에서는 자국화폐와 함께 사용되는 법정화폐로서의 새로운 암호화폐를 자체 발행할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암호화폐의 특성으로 "비밀 보장에 유리한 측면"을 꼽으며 "금융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또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일부 나라들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지만 그 유통량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경제연구 논문 캡처

경제연구는 북한 경제 분야 대표적 학술 계간지로 북한 최고 과학연구기관인 '과학원' 산하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출간한다. 이번 논문이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북한 정권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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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실제 자체 암호화폐를 출시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기술적인 측면뿐 아니라 세계 경제 변화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논문은 "세계경제와 자본주의시장에 대한 연구사업을 잘해야 한다"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교시를 초두에 제시하며 "암호화폐가 기존 경제체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했다.